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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를주는이 Apr 15. 2022

연둣빛 찰나의 봄

연두를 담다

여린 새싹의 연둣빛.

봄꽃이 지고 난 뒤 잠시 동안 반짝이고 가는

이 빛깔이 너무 좋아 산책을 나갔습니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싱그러움의 빛깔에 황홀하기까지 합니다. 산책로 진입하기도 전 작은 풀 한 포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돌 틈 사이 고개를 내민 여린 잎사귀가 저도 봄을 알리겠다고 굳은 문을 뚫고 나와 있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 

햇살이 숨은 흐린 날씨지만 연둣빛은 반짝반짝 빛이 났습니다. 한참 동안 머물러 돌 틈을 비집고 나온 여린 잎을

보고 있으니 입가에 미소가 절로 나왔습니다.

산책로에 들어서니 양 옆으로 그라데이션 없는 순한 연둣빛이 눈을 뗄 수 없도록 발걸음의 속도를 느리게 합니다.

이 싱그러움을 어찌 말로, 글로 표현할 수 있을지 잠시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그냥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담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자연의 싱그러움을 어찌 표현할 수 있을까요.

벚꽃나무

벚꽃이 지고 난 나뭇가지에도 어느새 싱그러움이

찾아들었습니다. 며칠 전만 해도 팝콘 같하얀 꽃이 한가득이었는데 한 여름 매미들의 푸른 쉼터와 더위를 식힐 그늘이 되어 줄 여린 잎사귀들이 연둣빛을 뽐내고 있습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간간히 보이는 하늘 연둣빛에 물들어갔습니다.

배꽃
복사꽃

산책로 옆 작은 밭에 있던 몇 그루 안 되는 배나무와 복숭아나무에도 하얗고 분홍빛 꽃이 피었습니다.  흐트러짐 없이 화사하게 피어 있는 꽃과 여린 연둣잎들의 조화가 한 폭의 수채화를 보고 있는 듯했습니다.

길가에 여린 풀꽃들

초록이 짙어지기 전 연둣빛 찰나의 봄.

지금 이 시간에도 순한 연둣빛은 짙은 초록으로 변해가고 있겠지요. 연둣빛 여린 잎의  반짝임이 곧 사라질 거라 생각하니 벌써 아쉬워집니다. 하지만 내년에 다시 찾아올 이 찰나의 순간을 연둣빛 맑은 마음을 간직한 채 또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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