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를주는이 Jun 24. 2023

무한(無限)의 기다림

길의 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아니 끝을 알 수 없는 길이라는 걸 알았

언제 도착할지 모를 무한의 시간이 흐르는

그 길 위에서 기다림은 계속되었

어떤 부재(不在)의 시간은

누군가의 간절함을 무력화시키고

실낱 같은 삶의 유연성마저 앗아

점점 구불구불해지는 그 길 위에

삶은 롤러고스트를 타듯 어지러워졌다

아무도 알 수 없는 어느 시간 속에서

기다린다는 건 두렵고 힘든 일이었다

마음의 시간은 끝을 알고 달려 보지만

현실의 시간은 한걸음도 채 떼지 못했다

시간의 간극(間隙)에 끼여 숨조차 쉬기 힘든

나날을 진공(眞空) 관에 넣고 기다렸

무한의 기다림이 필요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루를 사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