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알고 만나면서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 때
나의 기다림은 시작되었다
한 겨울 빈가지를 흔드는
차가운 쓸쓸함도 너무 메말라
스치기만 해도 부러질 것 같은 아픔도
아직은 미완성에서 오는 기다림이었다
그 길목에 뿌려진 크고 작은 아픔들은
더 향기로운 봄을 위한 씨앗이라는 걸
나는 또 기다림을 통해 알게 되었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데 얼마나 많은
기다림이 필요한지는 오랜 밤낮의 시련에 맞서
짓밟히고 또다시 일어서는 길가에 핀
풀꽃들에게 물어보아야겠다
이른 새벽 매일같이 내려앉는 작은 이슬도
풀꽃을 향한 사랑이 있었다 기다림이 있었다
나는 그 기다림을 사랑하고 또 사랑했었다
누군가에게는 미련해 보일 수도 있으나
또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웠노라고
어느 가을 해질녘 둘레의 하늘에 내려앉아
애틋하게 물드는 노을이 말해주었다
기다림은 사랑의 완성을 위함이었다
그것이 이루어지기까지
내 사랑은 늘 기다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