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아침을
걷어낸 뒤 찾아온 고요함
자석처럼 끌어 당기는
식탁 의자 위에 한 슬픔이 앉았다
밤새 시름하고 앓았던 시간들이
의자 위에서 쉼을 가지는 순간
이제야 알았다
나를 위해 슬퍼했을 너를
또 나와 함께 기뻐했을 너를
몇 시간을 앉아 고민하고 애태웠을 때
너도 함께 발을 동동 굴렀을.
그러고 보니
난 혼자가 아니었구나
나의 슬픔이 함께 앉을 수 있는
너란 존재.
바닥으로 꺼지지 않도록
언제나 너의 등을 내어 주었구나
오늘도
나의 슬픔이 앉았고
나의 기쁨이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