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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를주는이 Oct 31. 2023

떳떳한 그리움

들에 핀 꽃잎 하나

바람에 굴러가는 낙엽 하나

가을을 비추는 햇살 한 줌

사랑스런 가을은 언제나 떳떳하다

그리움이 윤슬에 반짝일 때에도

쓸쓸함에 새어버린 풀잎이 흔들릴 때에도

뙤약볕 지난여름은 알고

빈 들판 흙먼지 휘감고 도는 바람은 안다

지난날 나는 얼마나 순응하며 살았을까

시간을 거슬러 가려는 마음 한가득

늘 하루를 더디게 만들지만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지 않았다면

나도 사랑스런 가을처럼 떳떳하지 않을까

찾아오는 그리움은 다가올 날들에 대한

따듯한 보상

사랑스런 가을을 등지고

자꾸만 위축되는 오늘의 삶에

떳떳한 그리움 하나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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