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내려앉은 계절
늘 거짓이 없던 온몸의 감각은
이 계절이 다시 온 것을
금방 알아차려 마음을 환기시키고
세상을 고운 그리움으로 감싸준다
아침저녁으로 간간히 부는 바람을 따라
뜨거운 볕에도 마르지 않던 지난 마음
어느새 보송보송 설렘으로 가득 찬다
그 찰나에 고개를 내미는
가을 그리고 사랑
조금은 쓸쓸하지만 황금빛 쉼이 있는
조금은 고독하지만
결국 평온으로 녹아내리는...
다시 돌아와 준 이 계절이 언제나
고맙고 사랑스러운 건
여름내 지친 내 삶을 일으켜
다시 걸어가게 하기 때문이다
사랑이 내려앉은 이 가을을 데리고
풍경 속으로 걸어가는 오후
사뭇 달라진 공기를 한숨 마셔본다
그리고 한숨 내쉬어 본다
이 계절이 기억하는 사랑
또 누군가의 사랑이 기억되는 계절
이 한숨에 내뱉는 지난 고민들과
힘겨움을 다시 찾아온
이 가을은 알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