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디 오기를 중얼거리던
지난밤을 뒤로하고
창문을 가리던
블라인드 틈새로
여명이 흘러 들어왔다
아직 다 녹여내지 못한
지난 하루의 고단함이
여전히 무겁게 뒤척일 때
아침은 침묵하고 또 봉인한다
고개를 들어 몸을 일으키고
새롭게 밝아오는 아침을
힘겹게 들어 올려보지만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이 침묵의 무게
고단함을 녹여내던 어둠은
어느새 햇살을 두고 가버렸다
단단하게 붙잡아야 하는 순간이다
나는 밤새 꺼내놓은
지난 하루를 주섬주섬
챙겨 담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