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맞서고 있는
겨울나무
살을 에이는 듯한
혹한 바람에도
가벼이 내리는 듯
무겁게 쌓이는
하얀 눈꽃에도
나무는 그저
맨몸이었습니다
도망갈 수도 없는
그 자리에서
안으로는
생명의 봄을 품고
겉으로는
매서운 바람을
먹습니다
겨울나무가
그렇게 서 있는 것은
미련한
어리석음이 아닙니다
침묵을
사랑해서도 아닙니다
따듯하고 고운 세상
당신에게 보이려고
이 차가운 겨울
얼어붙은 깊은 땅
오직 당신을
위해
스스로 나무가 되어
견디고 있는 거라고
누군가는
얘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