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함이 없는
내 어릴 적 친구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따듯한 봄 햇살 아래
논두렁 밭두렁 쑥 향기 속에
너와 함께 있었구나
소금기 머금은 바닷바람에
검게 그을린 살갗의
여름을 함께 보냈었고
뒷산에 올라
나뭇가지 엮어 집을 짓고
낙엽 깔고 볏단 깔아
흙으로 소반 지어 함께 먹었지
겨울이 오면
한밤 두밤 세밤
눈을 기다리다 지쳐
누렇게 새어버린 잔디 위에
널빤지 썰매를 탔었던 기억이
너에게 있고
나에게도 있구나
어쩌면 좋니
이 어릴 적 추억이
우리에게 어색함을
어색하게 하는 것을
이 겨울이 가기 전
너를 다시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