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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머무는 순간

인생 커리어를 만난 인연의 시작

by 일상마케터

알고 있는 게 적었다.

그래서 잘하고 있는지 조차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나의 역할은 대표직을 맡아
전시회 마케팅 플랫폼에 들어갈

매거진 콘텐츠를 기획하고,
정부지원사업 비딩을 하는 것이었다.


콘텐츠 기획은 그래도 언론사 경험이 있어

어찌어찌 만들었지만,
정부지원사업은 말 그대로

‘이런 게 있는지도 몰랐던 세계’였다.
말뿐인 대표였다.


아이템에 대한 이해도,

산업 지식도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매일 새로 배워야 했다.


그 무렵 ‘창업기업가 사관학교’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유수의 대기업·글로벌 기업의 경영자들이
직접 기업가 정신, 협상, 경영 실무

가르치는 프로그램이었다.


게다가 청년 창업가를 장학생으로 선발해
전액 무료로 지원해주는 장학 프로그램이었다.


그땐 직감적으로 알았다.
“여긴 꼭 들어가야겠다. 무조건 배워야 한다.”


창업한 지 1년도 안 된 시점이었다.
엉성한 베타버전의 서비스와

몇 편의 매거진 콘텐츠가 전부였다.


다행히 성과보다 ‘가능성’을 보는 선발 시스템이었다.

1차는 자기소개 영상 제출
2차는 면접.


그래도 언론사·승무원 시절 쌓은 인터뷰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운 좋게, 최종 20명 안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우리 집안엔 사업을 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더 궁금했다.

사업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곳에서 나는 인생 처음으로
수많은 사업가들과 한 공간에 있었다.

그들의 비전, 열정, 언어, 사고방식.
모든 것이 새로웠다.

그때 만난 사람들 중엔
이후 상장을 한 사람도,

수백억 매출을 내는 CEO가 나왔다.


돌이켜보면,

굴곡진 인생이라 생각했던 그 시간들에는
행운이 곳곳에 머물렀다. .


그땐 내가 잘해서 한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늘 누군가의 도움과
이유 모를 ‘운’이 함께했던 결과였다.


기업가 사관학교에서 배운 것들은
지금도 내 커리어의 기둥이 되어 있다.


기업가 정신은 '돈을 버는 일'이 아니라
'세상에 기여하는 일'이라는 것을


협상은 '이기는 기술'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관계를 만드는 과정'이라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그리고 4년쯤 후,
그곳에서 만난 인연으로 나는

인생 커리어를 찾게 된다.


하지만 인생은 늘 균형을 맞추려는 법.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잃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 시기 찾아온 또 다른 인연으로
나는 인생 최대의 고뇌와 시련의 시간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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