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카톡 방 유형 1편
태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맺게 되는 사회적 관계, 가족. 때로는 서로에게 서운함을 느끼기도 하고 미안함을 느낄 때도 있지만 한가지 분명한 건 가족이란 존재는 사랑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는 것 아닐까? 부모와 자식, 형제나 자매 혹은 남매 그리고 친척들까지 가족을 아우르는 틀은 제한적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일상과 감정, 그리고 인생이 함께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카톡 채팅을 하다 보면 친구들과의 단체 카톡보다는 항상 뭔가 다름이 느껴진다. 물론 성향에 따른 차이도 있을 수 있겠지만 가족 카톡 방에서 꼭 한두 명씩은 있는 흔한 유형을 소개한다.
수시로 현재 상황을 보고하지 않으면 잔소리 폭탄을 맞게 되는 경우다. 그냥 넘어갈 수도 있을 법한 일도 일일이 보고를 하지 않으면 후폭풍을 견뎌내야만 한다. 부모님과 같이 살지 않으면 걱정 탓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매일매일 보는데도 워낙 걱정과 잔소리가 많은 부모님을 둔 덕분에 모든 일정을 보고해야만 한다. 늦으면 늦는다, 지금 밥 먹고 있는 중이다, 어디쯤 지나고 있으니 몇 분 후 도착한다 등등, 이쯤 되면 내가 라푼젤이 아닌가 생각된다.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봐도 충분히 아니 더 많은 정보를 찾아볼 수 있을 텐데 구태여 가족 채팅창에 질문하는 경우도 있다. 질문의 난이도도 사실 크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 금세 검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꼭 채팅창을 이용한다. 아마 너무 많은 결과를 하나씩 찾아보기 귀찮거나 채팅창 구성원 중 실제 사용해 본 경우, 혹은 그 정보에 대해 직접적인 경험이 있는 사람의 실질적인 조언을 얻기 위해서 그런 것 아닐까?
카톡계에도 인피니티 스톤으로 시공간을 초월하는 타노스처럼 계속 사라지는 유형이 있다. 분명히 카톡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반응, 그리고 무심하게 퇴장한다. 화가 난 것도 아니고 그 방이 불편한 것도 아닌데 그냥 단체 카톡을 볼 여유가 없다던가 쌓인 카톡 메시지를 읽기 귀찮을 때 보통 이런 경우가 많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메시지 하면 꼬박꼬박 대답을 해주니 다행. 이런 타노스형은 보통 성향 차이이니 자꾸 카톡 방을 나간다고 핀잔 주지 말자.
매일 아침 날씨 예보를 해주는 사람, 이제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까지 검색해 대기 질까지 카톡으로 알려준다. 대게 가족 채팅창에서 엄마들이 많이 하는 편이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혹시 갑자기 비를 맞지는 않을까, 공기가 나쁜데 마스크라도 잊지 않았을까, 날씨가 제법 쌀쌀한데 옷은 따뜻하게 입었을까 하는 염려와 걱정의 마음에서 늘 자고 기상 캐스터를 자처한다. 그러니 잔소리라고 생각하지 말고 가족을 위한 따뜻한 배려의 말이라고 생각하자.
가끔은 말보다 글로 마음을 전할 때 진심이 더 느껴질 때가 있다. 하기 힘든 말도 말보다 글로 전하면 한결 쉬워진다. 돈이 필요할 때도 예외는 아니다. 부모님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할 때, 간곡한 부탁을 할 때 전화보다 카톡으로 먼저 전하면 얼굴 정면 혹은 수화기 너머로 쏟아지는 잔소리 폭탄으로부터도 약간 비껴 나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부모님 입장에서는 돈 필요할 때만 카톡 하는 자녀는 얄밉기 마련, 그러니 돈 필요할 때만 카톡 하지 말고 평소에도 살갑게 자주 대화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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