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이쁨 받아온 몸을 본다. 허리엔 자연스러운 곡선이 있고, 엉덩이는 살짝 모여 골반이 앞으로도 뒤로도 쓰러지지 않게 균형을 잡는다. 허벅지엔 적당한 근육이 붙어있고, 종아리도 못지않다. 어깨는 등 근육이 팽팽하게 잡아당겨 앞으로 굽지 않고, 균형을 유지한 몸 위에 적절히 위치한 목선의 태가 아름답다.
그녀는 항상 미소를 머금고 사뿐사뿐 할 일을 처리해 낸다. 아마 미소를 짓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를 것이다. 미소는 그녀에게 버릇이자 습관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신체는 스스로에게 오랫동안 이쁨을 받아왔다. 이쁨을 오랫동안 받아온 그녀의 몸은 구석구석 “나 이쁘죠?” 이쁨을 뽐내고, 나는 그 이쁨에 매료되어 흘깃흘깃 그녀를 쳐다보다 아예 대놓고 쳐다보기에 이른다.
“사장님은 몸매가 너무 이쁜데요, 항상 짓고 있는 미소가 더 예뻐요.”
“그래요? 고마워요.”
이쁨을 오랫동안 받아온 그녀는 ‘나도 알고 있긴 한데 알아줘서 고마워.’의 태도로 대답한다. 나는 그게 샘나면서도 부럽다가, 동경심이 일면서 궁금해진다. 그녀는 어떻게 지금의 이쁨 받는 몸을 갖게 되었는가.
“내가 몇 년 전에는 뚱뚱해서 무릎이 엄청 아팠어요. 우리 엄마도 말년에 무릎이 안 좋아서 거의 못 걷다가 돌아가셨거든요. 무릎이 아픈 건 팔자인가 보다 하면서 자포자기하기도 했는데, 엄마처럼 못 걷다가 죽는 건 진짜 싫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무릎 안 아프게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하다가 점핑 학원에 우연히 오게 되었어요. 그때 살던 집 앞에 점핑학원이 생겼거든요. 처음엔 무릎이 아프니까 뛰지도 못했어요. 식단 하면서 살 먼저 빼 오라길래 식단 하면서 좀 빼고, 그다음에 점핑을 시작했어요. 그렇게 2년 만에 바디 프로필을 찍었고, 결국엔 내가 점핑 사장이 된 거예요. 상상도 안 되죠? 살이 엄청 쪄서 걷기만 해도 무릎이 아파서 쩔쩔매던 제 모습이.”
그녀는 경청하는 나를 앞에 두고 점핑 학원은 왜 하게 되었는지, 바디 프로필은 어떻게 찍게 되었는지, 살을 빼고 바라던 걸 하나하나 이뤄가면서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한참 이야기했다. 경청하는 척했지만 사실 그녀가 얼마나 눈을 반짝이며 함박 미소를 짓는지, 그녀의 행복 가득한 표정을 구경했다. 그녀의 행복한 표정을 한참 바라보다 행복이 전염되어 나도 씩 웃었다.
나도 그녀처럼 나를 오래도록 이뻐해 줘야지. 적당한 균형과 힘과 유연을 갖춘 삶을 살기 위해 적당한 균형과 힘과 유연을 갖춘 몸을 가꿔야지 생각했다. 그리고 습관처럼, 버릇처럼 미소 짓으며 살아야지도 욕심내어 결심했다.
이쁨 받는 몸은 어떤 모습이든지 아름답고, 나도 아름답게 사는 사람 중 한 명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