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본래 다이어트의 디귿자도 꺼내고 싶지 않아 하는 사람입니다만, 최근 겨울이 되면서 늘어난 식욕을 자책하고 먹는 행위 자체를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며 다이어트는 무조건 적게 먹고 굶어야만 한다고 믿는 이야기들이 많이 들려 안타까운 마음에 이야기를 꺼냅니다. 앞서서다이어트를 하는 게 남에게 보이기 위한 목적인지, 스스로 건강하게 살기 위한 목적인지 꼭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자꾸 먹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탄단지가 어떻다, 칼로리가 어떻다, 적게 먹어야만 한다 등등 잘못된 상식으로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스스로의 식욕을 자책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식욕 그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인간은 동물이고, 동물은 먹지 않으면 살 수 없습니다. 식욕이 있다는 것은 살아야 하기 때문에 몸이 보내는 건강한 신호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지요? 먹어야 살 수 있으니 먹었을 뿐인데 살이 찌고 병이 든다니요.자연을 보면 답이 나옵니다. 현대 사회에서 오로지 인간만이 이러한 딜레마를 겪고 있습니다. 자연계에는 살이 찔까 봐 굶는 동물도, 붓고 병드는 동물도 없습니다. 이는 자연계의 동물들이 이치에 맞는 먹이를 먹기 때문입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치에 맞는 인간 본연의 먹이를 먹기만 하면 해결됩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물질대사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신체에 불균형이 생길 때 병이 듭니다. 이러한 불균형을 바로 잡아야지 병이 나을 수 있는데, 현대 의학은 약으로 증상만 완화할 뿐 병의 근본적 원인을 고쳐내지 못합니다. 우리 몸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지, 약에 의존해서는 안됩니다. 현대 의학은 약을 팔고 진료를 팔고 수술을 팔아 돈을 법니다. 의학은 인간의 건강을 지켜주는 대신 병을 지킵니다.
인간은 식사를 통해 물질대사를 합니다. 잘못된 음식은 물질대사를 방해하고 몸에 독소를 쌓아냅니다. 따라서 밥을 아무렇게나, 아무거나 방종하게 먹고 약을 또 먹을 것이 아니라 밥이 곧 약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약이 되는 밥, 인간의 본래 식성에 맞는 음식은 무엇일까요? 바로 자연상태에 가까운 채소, 과일, 곡류입니다. 생명력이 살아있는 곡식 채소 과일이 인간에게 맞는 먹이입니다. 공장에서 포장되어 판매되는 상품이 아니라 자연이 인간을 위해 만들어 준 것을 먹어야 합니다. 인간은 무기물이 아니라 유기체인데, 공장에서 무기적으로 생산된 공산품을 먹고 있으니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탄단지도, 칼로리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자연에 기대어 살아온 오랜 시간 동안 그런 것을 계산하며 먹어오지 않았습니다. 인간은 리튬이온 배터리 몇천 와트를 공급하면 작동하는 기계가 아닙니다.
자연의 동물들도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화학물질을 먹으면 병들고 붓고 죽습니다. 인간도 똑같습니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가짜 음식. 화려하게 이것저것 첨가하여 만들어낸 것들, 무엇이 들어갔고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모를 배달음식. 그런 것들은 기실 음식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정크푸드가 몸에 좋지 않은 이유는 칼로리가 높아서도, 특정 성분 때문에도, 나트륨이 많아서도 아닙니다. 인간이 인간을 위해 인위적인 방식으로 생산해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 "공급"되는 육류도 동일합니다. 그것들은 공장식 축사에서 이치에 맞지 않는 먹이를 억지로 먹여 살 찌운 병든 동물들입니다. 그러니 육류를 먹는다면 영향이 없을 수가 없지요.
감자칩을 사먹는 대신 감자를 얇게 썰어 전자레인지에 바싹 익히면 훌륭한 간식이 됩니다. 오일을 바르지 않아도 바삭해집니다.
"간식으로 먹어왔던" 과자가 문제일까요, 간식으로 먹어왔던 "과자"가 문제일까요? 병아리콩을 구워 먹는 게 다이어트 간식이 되는 이유는 저탄수 고단백이어서도, 칼로리가 낮아서도 아닙니다. 과자는 공장에서 생산된 인공적인 무기물이고, 병아리콩은 자연이 인간을 위해 내어 준 먹이이기 때문입니다. 이치에 맞는 것을 먹었기 때문에 붓기와 독소가 빠지는 것입니다.
현미와 백미도 마찬가지입니다. 백미는 사실 아주 인공적인 것이지요. 인위적으로 껍데기를 모두 벗겨내 알맹이만 하얗게 남겨 생명력을 없애버렸기 때문입니다. 현미는 땅에 심으면 발아하지만 백미는 죽은 쌀이므로 발아하지 않습니다.
현미채소 비빔밥, 무첨가 미소된장국
따라서 현미와 같이 생명력이 살아있는 통곡식에 채소, 나물반찬과 과일이 인간 본연의 식성에 가장 잘 맞는 먹이입니다.
이렇게 먹는 것이 맛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이는 편견이기도 하고, 그만큼 현대인의 입맛이 병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입니다. 가공을 거치고 화려하게 꾸밀수록 맛있다고 느끼는 것은 입맛이 자연을 떠나 병들었기 때문입니다.
병든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건강을 담보로 하는 상품 대신 자연이 내어준 먹거리를 먹는다면 해가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제철에 지역에서 나는 채소와 산야초, 과일과 곡식을 먹으면 됩니다. 북극여우가 사막에서 나는 것들을 필요로 하지 않듯이, 인간도 그때그때 자기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것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자연의 먹거리를 가까이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후라이드 치킨이나 감자튀김 치즈 닭갈비 과자보다 쑥, 미나리, 달래, 부추, 냉이, 삶은 감자가 더 맛있게 느껴지는 순간이 옵니다. 현미밥의 구수한 풍미에 길이 들면 백미는 싱거워서 먹지 못하게 되는 날이 옵니다.
무작정 굶고 적게 먹는 것은 영양 손실만을 초래할 뿐입니다. 계속 그런 식으로 살 수 있는 동물은 없습니다. 식욕을 죄악시하고 자책할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인간 본래의 식성을 되찾아야 합니다. 공장에서 제조된 인위적인 음식 대신 자연적으로 얻어진 자연식을 해야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스마트팜, GMO 식품, 근대 화학 농법으로 길러진 채소도 공산품이지 자연은 아니겠지요. 가능하면 유기농이나 친환경으로 길러진 것을 먹으면 좋습니다.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요즘은 친환경 못난이 농산물을 저렴하게 취급하는 곳도 많습니다. 가공식품이나 인스턴트 없이 채소로 장을 보면 많이 살 것도 없어지기 때문에 지갑도 함께 가벼워집니다.
식욕은 참으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해결하라고 있는 것입니다. 단지 어떻게 무엇으로 해결할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현미떡, 고구마, 재래 간장, 조청, 토마토 등으로 요리한 떡볶이
똑같은 떡볶이를 먹더라도 인공 첨가물로 맛을 내고, 정제된 곡식, 정제된 당분과 공장을 통해 가공된 재료들로 만들어진 떡볶이, 엽떡이나 배달 음식 등으로 배를 채우면 독이 될 것입니다. 반면 신선한 채소와 생명력이 살아있는 곡식, 자연의 재료로 맛을 내어 만들면 약이 됩니다.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무엇이든 과하면 독이 된다. 아무때나, 원하는대로 마구 먹어치우라는 의미는 아니다. 단지 식욕을 느끼고 배고파서 먹는 것마저 경계하는 것이 옳지 않음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다.
현대에서는 소비주의, 상품경제, 인간의 원자화-소비자화로 인해 모든 욕구의 해소가 소비로 촉진된다. 소비를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하라 선전하고,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소비재가 음식이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간식을 사먹는다거나 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 해결이 되진 못한다.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깊은 인간관계의 공동체 대신 소비자와 판매자의 관계가 자리를 잡았다. 내가 지금 느끼는 것이 마음의 공허함인지, 정말 배고픔인지, 소비하고 싶은 욕구인지 생각해보자. 소비를 통해 존재를 확인하고 싶은 것이라면 건강한 교류 활동으로 대신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