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기적을 위한 벼락치기 노트
100일도 안 된, 말을 할 수 없는 아이가 유일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울음과 똥이다. 먼저, 아이는 울음으로 엄마에게 배고프거나, 졸리거나, 쌌거나, 아프거나, 혹은 어디가 불편하다는 것을 대략적으로 알린다. 하지만 똥은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엄마한테 전달한다. 가령, "엄마, 모유(분유)가 부족해요.", "엄마, 이 분유가 소화가 안돼서 변비가 생겼어요.", "엄마, 저 장염에 걸렸어요.", "엄마, 저 로타바이러스 위장염에 걸린 것 같아요." 등과 같은 아주 디테일하고 중요한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는 것이다.
똥이 말해주는 것들*
1) 좋은 똥 : 황색, 녹색, 쑥색이며 건강한 100일 이전 아이의 변의 냄새는 밥 짓는 냄새가 난다. 100일 육아하느라 정신없을 때, 밥 짓는 냄새에 무심결에 아이가 똥 싼 줄 알고 가서 기저귀를 열어볼 정도였다. 이건 나의 개인적인 냄새일 수 있으니, 평상시에 각자의 방식대로 건강한 아이의 변의 색과 냄새를 잘 기억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2) 나쁜 똥 : 빨간색, 흰색, 검은색이다. 아이가 세균에 감염되었다면 변에서 썩은 냄새가 난다. 시큼한 냄새가 난다면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을 의심할 수 있다. 그러나 매번 이런 냄새가 나는 게 아니라면 감염되었다기보다 일시적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감염되면 매번 지독한 냄새가 난다)
3) 수유기(6개월 이전) 아이의 변은 모유/분유/혼합 수유의 경우가 다르다
- 모유 : 변이 묽고 잦다. 모유에 함유된 유당이 대장의 수분 흡수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간혹 흡수가 잘되어 며칠 동안 변을 보지 않기도 한다. (정상이다) 달걀노른자 같은 색깔로 시큼한 냄새가 난다. 하루 3~8회 변을 보고, 간혹 10회 이상 보거나 거품 변을 보기도 한다.
- 분유 : 연한 황색 변을 본다. 모유 먹는 아이의 변에 비해 수분이 적어 진흙 형태를 띠며, 진한 황색 변이나 녹변을 보는 경우가 많다. 횟수는 하루 2~4회, 간혹 변에 흰색 알갱이가 섞여 나오는데, 이것은 분유의 지방 성분이 완전히 흡수되지 않은 것이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혼합 수유 : 변의 묽기는 모유와 분유를 먹는 아이의 중간 정도이다. 모유와 분유의 비율에 따라 달라지는데, 모유 비율이 높으면 노란색에 가까운 묽은 변이고, 분유 비율이 높으면 알갱이가 섞인 변을 주로 본다. 하루 4~5회의 변을 보고 약간 시큼한 냄새가 난다.
* 참고 <임신 출산 육아 대백과> _책에는 사진과 함께, 개월 수별 디테일한 설명이 있다.
씻기의 육하원칙
1) 누가 : 조금이라도 팔과 손목이 두껍고, 튼튼한 사람이 (초기에는 엄마, 아빠가 같이 할 수밖에 없다)
2) 언제 : 아이가 하루의 일과를 마쳤을 때나 (혹은 변을 보았을 때마다)
3) 어디서 : 화장실의 욕조, 세면대 혹은 싱크대에서
4) 무엇을 : 목욕 / 샤워 / 엉덩이 씻기를
5) 어떻게 : 목욕용품과, 온도에 맞춰서, 조심히
6) 왜 : 100일 전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 매일 씻긴다.
아기는 싸고, 엄마는 씻긴다! 씻기는 재우기 다음으로 엄마, 아빠를 힘들게 하는 육아의 일상이다. 일단, 이 작고 소중한 생명체를 어떻게 씻겨야 하는지 정말 난감하다. 내가 있었던 조리원에서는 아이 씻기는 것을 딱 한 번 보여줬다. 그것도 나중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생각해서였는지, 동영상으로 촬영하지 못하게 해서(내 아이를 촬영하는 것인데 말이다) 씻기는 장면을 보고 나서 방에 돌아와서 열심히 핸드폰에 적어두었다. 물론 육아 유튜브나 육아 책 등을 참고하면 수많은 정보들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내 아이를 씻기는 모습은 새로웠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본 대로, 배운 대로, 내 아이를 데리고 씻기는 첫날부터 멘붕이 왔다.
처음 우리 부부는 따뜻하게 데워진 거실 바닥에 (조금이라도 추운 것 같으면 전기난로까지 동원했었다) 요가 매트를 깔고, 조리원에서 선물로 받아온 아기 욕조 2개를 두고 씻겼다. 온도계로 물을 받아서 재고, 욕조를 거실로 옮기고, 나중에 바닥에 흥건한 물을 청소하는 것까지 하고 나면, 우리는 완전히 녹초가 됐다. 씻기는데 한 시간쯤은 가뿐하게 걸렸으니까. 그 시기쯤 친구의 지인이 졸린 상태로 씻기다가 세면대에서 어린아이를 떨어뜨렸다는 끔찍한 이야기를 들었기도 했고, 초겨울에 화장실은 아이에게 너무 추울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수고도 마다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100일 이전의 아이는 부모가 조금이라도 불안하다면 최대한 자신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씻겨도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낮에도 아이가 변을 보았을 때마다 이런 식으로 (혼자서) 아이를 씻기다가, 지금 손목이 거의 종잇장처럼 너덜거린다 - 변을 볼 때마다 목욕을 시키지 않아도 된다... 물티슈로 닦고, 찝찝하면 가재 수건에 따뜻한 물을 묻혀서 좀 더 닦아주면 엄마의 손목을 지킬 수 있다)
지난 100일을 돌이켜 보니, 욕조는 조금 값이 나가더라도 등받이가 있는 것을 사는 것을 추천한다. (공짜를 너무 좋아하지 말아야겠다.. 하..) 등받이만 있어도 며칠 뒤부터는 혼자서 씻기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씻길 때마다 두 명이 매달리다 보면, 둘 다 지쳐버리고, 지친 부부는 결국 서로에게 짜증을 낼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가급적이면 목욕처럼 손목 힘을 써야 하는 일은 아빠가 도맡아서, 출산과 수유로 이미 너덜 해진 엄마의 손목을 지켜주는 것을 권한다. 그밖에 우리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정착했던 씻기 꿀템을 소개해 본다.
역시 꿀템은 있다
1) 목 튜브 : 생후 50일경부터 사용할 수 있는 아이들의 목에 착용하는 튜브이다. 같은 또래의 손자가 있는 시아버지의 친구분 덕분에 알게 되었는데, 50일부터 지금까지도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다. 왜 목 튜브가 씻기를 위한 꿀템일까? 일단 욕조에 물을 받아서 튜브로 둥둥 물에 띄어 놓으면, 구석구석 씻기기가 아주 편해 지기 때문이다. 나중에는 요령이 생겨서 배영 자세로 있을 때에, 머리도 살살 감겼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물에서 수영하는 방법을 안다고 하는데, 정말이지 잘 논다. 처음에는 너무 신기해서, 나중에는 수면 의식의 하나로 매일매일 수영&목욕을 시켰다. (물 값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뒤집기도 배밀이도 못하는 100일 전의 아이가 몸을 이렇게 자유롭게 움직이고 나면, 잠도 아주 잘잔다. 이건 내가 추천하는 육아 템을 통틀어 탑 3에 들어간다. 꼭꼭 구입하시길! (스윔 마*라는 제품이 가장 오래된 브랜드이다)
2) 아기 비데 : 이건 좀 나중에 알게 되었다. 낮에 혼자서 아이를 보면서, 아기가 똥을 누었을 때마다 욕조에 물을 받아서 씻기기가 더 이상 힘들어질 때쯤 아기 비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러 가지 형태가 있는데, 나는 세면대에 설치해서 아이를 안정적으로 눕혀서 씻을 수 있는 형태와, 수전에 설치해서 물을 분수처럼 나오게 할 수 있는 형태의 것 두 가지를 같이 사용했다. 아이도 누워서 엉덩이를 씻으면서, 물을 만지면서 장난할 정도로 아주 편안하게 아기 비데를 즐긴다. 이건 아이가 조금만 더 커서 몸부림을 치거나 뒤집기를 시도하면 사용하지 못하겠지만, 처음부터 구입했으면 꽤 오래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3) 기저귀 정리함 : 기본적인 것인데, 미리 준비해 놓지 않으면 집안이 꽤 어수선해지고 모든 육아 시간이 더 걸린다. 육아는 최대한 효율적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트롤리 형태로 된 기저귀 정리함 (4단)을 추천한다. 나는 제일 위칸은 기저귀, 둘째 칸은 물티슈와 가재 수건, 셋째 칸은 목욕용품, 넷째 칸은 사용한 가재 수건과 아이 약품 등을 보관했다. 나는 첫 번째칸만 뚜껑을 주문했는데, 셋째 칸까지는 뚜껑이 있는 것이 먼지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다. (뚜껑은 옵션으로 택할 수 있다)
100일 전의 아이들은 주로 자고, 자주 먹고, 수시로 싼다. 이 세 가지가 100일 전 육아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시행착오를 겪으면 어느 부모나 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온 가족이 최대한으로 즐기려면, 힘든 과정을 최소화하는 것이 현명하다. 조금만 미리 준비하면, 불안감과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 시어머니는 물론이고, 몇 년 전에 아이를 낳았던 친구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신박한 육아 템들을 보면서 신기해한다. 초반에 아이가 하루에 똥을 3번이라도 싼 날에는 하루가 어떻게 가는 줄도 몰랐다. 그런 날은 아이와 눈 한번 마주치고 웃어줬는지도 모르겠다. 매일 규칙적으로 아이와 해야 하는 것들의 동선을 간소화하고, 시간과 체력을 절약해주는 육아 템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가족과 함께 하는 진짜 육아 시간을 늘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