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라 우리 아기

100일의 기적을 위한 벼락치기 노트

by 일상여행가


우리 아이는 100일 즈음부터 통잠을 자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180일이 다 되어가는 요즘에도 가끔 새벽에 괴성을 지르며 깨기도 하고, 밤중 수유를 하기도 한다. 어른들도 사람마다 수면 습관이 다르고, 필요한 수면량도 다른 것처럼 아이들도 그렇다는 걸 신생아를 키우면서 알게 되었다. 엄마 배 속에서 아기는 평균 23~24시간을 자고, 신생아 시기에는 하루 평균 16시간을 자지만, 실제 수면량 분포는 10시간에서 23시간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부럽게 들렸던 "우리 아이는 처음부터 통잠을 잤어요"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 아이는 보통의 평범한 아이였다) 보통 태어나 2~3개월쯤 되면 밤낮을 가리는데, 그즈음부터 100일의 기적을 맞이한다고 말한다. 그만큼 아이의 수면은 엄마, 아빠의 삶의 질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은 아빠가 육아휴직을 2달 사용해서, 서로 2교대를 했기 때문에 초반에 고통을 분담하면서, 틈나는 대로 수면교육을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적용하면서! 100일의 기적을 맞이할 수 있었다. 신생아를 당장 맞이해야 하는 예비 부모를 위해 가장 중요한 꿀팁들만 공유해 보려 한다.


* 출처: 헤티 판 더 레이트, 프란스 X. 프로 에이,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1. 수면교육은 6주부터 시작하자

빠르면 생후 6주부터 수면교육이 가능하다고 한다. 우리는 12주경부터 시작했는데, 의외로 아기가 잘 적응해주었다. 수면교육은 말 그대로 수면을 위한 교육을 해주는 것이다. 보통 밤낮의 구분이 가능해지는 6주부터 시작할 수 있다. 우리는 밤낮의 구분이 가능하도록 낮에는 환하게, (아이가 낮잠을 자고 있어도) 생활 소음도 들려주고, 밤에는 어둡고,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차츰 수면 의식을 만들어서 아이가 자연스럽게 수면을 인식하게 만들었다. 의식이라고 하니까 거창하게 들리는데, 별거 없다. 우리 가족의 수면 의식은 이랬다.


1) 수영&목욕을 한다. (수영은 아기 튜브를 이용해서 생후 50일 이후부터 가능하다)

2) 막수(마지막 수유)를 한다

3) 트림을 하고, (소리나 빛이 없는) 조용한 장난감으로 잠깐 놀아준다

4) 침대 옆에 마련된 의자에서 잠자리에서 읽는 책을 한 권 읽어준다

5) 침대에 눕히고, 이마에 뽀뽀를 해주고 이불을 덮어주고 문 닫고 나온다

** 물론, 엄마가 임의로 수면 시간을 정하지 말고, 아이가 졸려하는 때를 찾아서 그 시간에 수면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연히 처음에는 엄청나게 울었다. 한 시간 정도 울다가 지쳐 잠들 때도 있었는데, 나와 남편은 계속 안절부절못하면서 문 앞에서 들락거렸었다. (이 때도 아이가 눈치채지 못하게 멀직히서 빼꼼히 쳐다봐야 한다) 그러다가 점점 우는 시간이 30분, 10분으로 줄더니, 어느 순간부터 5분 정도 혼자 칭얼거리다가 잠들기 시작했다! 이제는 마지막 단계에서 잠자리에서만 가지고 노는 인형을 안겨주고 나오는데(최근 수면 의식에 추가됨), 조금 울면서 인형을 만지작 거리다가 잠이 든다. (Thanks, God!!!!) 물론, 지금도 아침에 너무 격렬하게 놀거나, 혹은 너무 정적으로 놀았을 때에(찾기 정말 어려운 그 적정선!) 누워서 칭얼거리는 시간이 길어지기도 하지만 대게 10분을 넘기지 않는다. 수면교육이라는 것을 몰랐을 때는 계속 안고 (흔들고, 노래 부르고, 백색소음을 들려주고...) 재웠는데, 아이도 아이지만 우리 부부가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수면교육이 가능해진 시점부터 우리 부부는 육아를 즐기게 되었다고 해도 될 정도로 아이의 수면이 부부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처음 수면교육에 적응할 때에는 아이 울음소리가 듣기 너무 힘들지만, 그 순간을 이겨내야 가족에게 평화가 찾아온다.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 오늘도 파이팅이다!!




2. 잠자리 환경, 정말 중요하다!



우리는 아이 침대를 침실 방에 마련해 두었었는데, 남편과 2교대로 아이를 보게 되면서 아이 침대를 거실로 옮겼다. (누군가가 자야 하는 시간에 아이 울음으로 깨지 않도록) 그런데 침대가 거실에 있으니, 수면교육을 제대로 하기가 힘들었다. 무엇보다 아이가 잠을 깊게 자지 못했다. 우리 아이는 9월생이라, 집에 와서는 계속 난방을 돌렸는데, 아이가 너무 더워도! 잠을 푹 못 잔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침실 방으로 아이 침대를 옮기고 나서부터 수면교육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잠자리 환경을 만들어줬던 것이 수면교육에 도움이 됐다.


1) 온/습도 : 신생아 시기에는 아이가 체온조절을 스스로 하기 어렵기 때문에 온/습도를 잘 맞춰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최적의 온/습도를 맞춰주면 좋겠지만, 최소 온도는 18~26도, 습도는 30~60%는 맞춰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최적의 온도는 20~24도, 습도는 4~60%) 집에 있는 온습도계와는 별개로 아이의 침대 바로 부근에 온/습도계를 설치해서 수시로 확인해 주는 것을 추천한다. 신생아 시기에 아이가 자다가 코가 막혀서 잠이 깨고, 운 적이 많았다. 신생아라 오트리빈이나 코 뻥 등을 사용하기도 힘들었는데, 가습기를 사용하고부터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다. 생각보다 온/습도를 맞추는 것이 아이 수면에 정말 중요하다.


2) 조명 : 우리 아이는 저녁 7시 즈음부터 졸려했기 때문에, 그즈음부터 온 집안의 형광등을 끄고 수면등을 켰다. (노란 등)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자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려줄 수 있었는데, 엄마 아빠도 같이 졸린다는 것이 단점이긴 하다. (육퇴 후의 시간은 너무나 소중하기에!) 우리 집에는 거실에 노란 등 하나, 식탁등 하나를 켜 두고, 침실에, 아이 침대 하단에 수면등을 하나 두고 자는 내내 켜 둔다. 혹시 자다가 아이가 울떄 바로 확인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된다.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빛이 가지 않도록 수면등에 가재 수건을 덮어 두면 좋다.)


3) 분위기 : 아이 침대가 있는 침실에서는 절대 바깥에서 노는 장난감/책 등을 가지고 들어가지 않았다. 침대에서만 사용하는 잠자리 인형들이 3개 정도 있고, 수면교육을 위한 책도 따로 구분해 두었다. 침실은 자는 공간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우리 부부도 침실에서는 속삭이는 목소리로 대화하고, 아이에게도 작은 소리로 말을 걸고, 책을 읽어 주었다. 집에 음악을 틀어둘 때가 있는데, 저녁에는 자장가나 조용한 클래식으로 바꾸어 주었다. 생각보다 아이들은 이런 분위기 조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작은 디테일도 세심하게 신경 써주자!!


아이를 재우고 난 이후에는 부엌에서 요리하거나 설거지도 안 할 정도로 초반에는 엄청 신경 썼다. 손님이 와 계실 때는 수면교육을 한다고 데리고 들어가면서, 조금 목소리를 낮춰달라고 말도 해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남편과 약간의 충돌도 있었다. 너무 예민하게 군다고, 그렇게 까지 안 해도 된다고 하지만, 아이가 수면교육 중에 깨버리거나 늦게까지 잠을 안 재우거나, 안아서 재운 다음날은 꼭 더 긴 시간 울었다. 수면교육이 완전히 정립되기 전까지는 잠자리 환경을 세심하게 마련해 주자!





3. 수면 꿀템



꿀잠을 위한 꿀템들도 역시 많이 있다. 그중에서 내가 100일 동안 정말 매일 같이 이용한 수면용품들도 몇 가지 소개해본다.


1) 좁쌀 이불 : 뒤집기를 시작한 요즘까지도 쓰고 있는 아이템이다. 작은 이불인데, 좌우에 좁쌀이 들어있어서 뒤척임을 방지해 준다. 가슴 부분을 약간 잡아주어서 엄마품에 안겨있는 듯한 안정감을 주고, 모로 반사가 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 우리 아이는 신생아 시기에 태열이 조금 있었는데, 이 좁쌀 이불을 쓰고 나서 좋아졌다. (좁쌀 이불 중에 한 쪽면에 메쉬 소재로 되어 있어서 통풍에 도움을 준다) 아직은 아기 침대에서 재우고 있는데, 힘이 더 세져서 좁쌀 이불을 걷어찰 정도가 되면 범퍼침대로 바꿀 예정이다.


2) 스와들 : 100일까지는 스와들로 감싸고 난 후에 좁쌀 이불을 덮어주었다.(수면교육이 어느 정도 된 이후에 좁쌀 이불만 덮어주었다) 스와들 역시 신생아들의 모로 반사를 잡아주고, 엄마 품에 안겨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사용했다. 우리 아기는 스와들을 해야 통잠을 잘 정도로, 스와들이 꼭 필요한 아이였다. 스와들도 다양한 소재와 형태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거즈면으로 된 사각형 모양의 스와들이 가장 좋았다. 스와들로의 기능이 다한 지금도 목욕 타월, 유모차 덮개 등으로 두루두루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3) 쪽쪽이 : 쪽쪽이는 6개월 이후부터는 서서히 끊는 게 좋다고 한다. 하지만 100일까지는 영아 돌연사 증후군(6개월 전의 아이가 이유 없이 사망하는 현상. 대게 수면 중에 발생한다)이라는 끔찍한 병을 예방하는데 필요하다고 한다. 아이들 마다 선호하는 쪽쪽이가 다르다고 하는데, 정말 우리 아이는 아*트 만 사용했다. (모*과 스와비** 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어차피 열탕 소독해야 제품이기 때문에, 지인 찬스(혹은 중고)를 활용해서 여러 가지 젖꼭지 중에 아이가 선호하는 젖꼭지를 찾아서 새 것으로 사주는 것을 추천한다!







아이가 멈추지 않고 계속 울기만 할 때에는 정말 지친다. 아이를 키우면서 남편과 가장 많이 싸웠던 부분도 아이의 수면 문제였다. 수면교육에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군다고 남편이 화를 많이 냈는데, 나중에 아이가 잘 자는 모습을 보고서야 인정해 줬다. 수면 교육을 시작하기 전에, 부모가 함께 충분히 수면 교육을 하는 이유와 방법을 상의하고 시작하자. 육아 전문가 오은영 선생님이 육아의 최종 목표는 "아이의 독립"이라고 했다. 아이가 독립하기 전까지 부모로서 얼마나 다양한 일들을 겪어야 할지 아직 상상도 되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아주 사소하고(수면은 사소하진 않지만) 일상적인 문제부터 서로 충분히 상의하면서, 우리가 바라는 부모가, 나아가 가족이 되고 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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