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잘 지내나요, 난 별일 없는데.
다들 행복한가요, 난 웃고 있는데.
가을 방학의 신곡이 나왔구나 기뻐하며 하루 종일 노래를 들었다.
그날 밤, 열 두시가 넘은 시간에 오랜만에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술한잔 하고 생각이 나서 오랜만에 전화했다고,
늦은 시간에 전화할 사람이 친구 밖에 없다고
외롭지 않은 척 밝게 웃어보였지만,
수화기 너머로 너무 외로워 보이는 그 녀석의 표정이 상상됐다.
매일 자기가 먼저 연락한다고 투덜대던 녀석.
이럴 땐 늘 먼저 연락하지 못하고,
안부를 묻지 못하는,
내 무뚝뚝한 경상도인의 성격이 참 원망스럽다.
잊어버렸기 때문에 연락하지 못하는 게 아니에요.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용기가 없어서 먼저 연락하지 못할 뿐.
다들 잘 지내는지,
별 일은 없는지.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가끔, 정말 잘 지내고 있는지
잘 지내는 척 하는 게 늘고 있는 건지 헷갈리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