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택시

19 안개

by 이단단

*오늘 글은 다소 지리멸렬합니다..

그래도 연재 약속 지키려고 올려요.

오늘은 가장 최악의 컨디션이었어요.

적다보니 배수구를 꽉 막고 있는 음식물 찌꺼기를 보는 것 같네요. 생각이 이렇게 흘러가다니.


퇴근하고 가볍게 소설을 읽었다. 가벼우면서도 묵직한 게 참 좋다. 택시가 배경이다. 장르는 판타지다.

주인공들을 따라 택시에 올라타 대화를 나누는 느낌. 너무 무겁지도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아서 아득히 예전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간결한 문체들. 머리가 복잡할 때 가볍게 읽기 좋은 소설인 것 같다. 다행히 반장 가까이 읽었다.


새해 첫 완독 소설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내일 또 일찍 눈이 떠지면 도서관에 가야겠다.


단약 해버렸더니 머리가 점점 묵직해오고 대화도 잘 안된다. 금방 돌아서서 까먹고.. 대화하다가 옆길로 새고, 당황하는 눈빛을 보면 아차싶다. 나 역시 아직 아픈 사람이야. 그렇지만 그렇다고 남에게 상처 주기 싫은데,


아휴 언제쯤 나아질라나. 긴 글을 쓰고 싶은데 자꾸 졸리다. 오늘 오전부터 손님이 몰아쳤다. 업무리추얼 해본다는 핑계로 전조만 훑고있다. 처음의 설렘보다 이 시간 안에 꼭 집책을 해야 하는데 오늘 마음먹은 것처럼 잘 되지 않아서 화가 많이 났고, 잔실수도 많았다. 역시 혼자의 실력은 무리다. 아직 모든 걸 잘하려는 생각에 날 가뒀다는 걸 알았다. 그렇다 나는 오만했다. 입사하자마자 누군가의 가르침 없이 혼자 일어나는 상상을 했었나 보다. 사실 인사 더 잘하니까 조금 더 도와주신 거뿐이고 그 시간에 한가해서 나를 깊게 도와주신 건데, 내가 너무 나를 믿었다.


막상 깊게는 못 자는데 피곤하다. 얕은 수면이라도 하는게 감사하긴 하지만, 그러면서도 퇴근 후에는 커피를 먹어야 집에 갈 기운이 조금이나마 생긴다. 그러다 보면 잠이 오긴 와도 먹는 양에 비해 에너지를 더 많이, 빠르게 소진하니까 도돌이표다. 아침엔 꼭 든든히 , 먹기 싫더라도 조금이라도 밥을 먹어야겠다.

자꾸 늘어나는 카드빚 때문에 머릿속이 시끄럽다. 글로 돈 벌 꺼라던 패기 있던 나는 없다. 브런치 크리에이터 뱃지 달고 싶다며 이단단. 그런데 왜 기력없이 누워만 있니… 무기력한거 말고 차분해지고 싶다. 불안이 ADD의 불길을 당기는 기분이다. 오늘은 컨디션도 최악, 온몸이 붓고 머리도 암담해서 자꾸 틀리고 장금 한 일도 잊어먹고 그랬다. 책은 그래도 한 장 보단 많이 읽었다. 그렇지만 퇴근 후에는 뭔가 감정이 고르지 않다. 머리가 너무 아프다.


감정은 막 화내고 그런 게 아니라 당황하거나 놀라거나 이런 모습을 최대한 감추고 싶다. 하루 딱 7시간 동안만이라도. 왜냐면 진짜 일 할 땐 감정이 쓸모없기 때문이다. (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동료들과 스몰톡 할 때는 어찌나 감수성이 단단해지는지. 단단 봇이다.


사회생활의 장점도 있지만 이것에서 비롯된 불안이 다시 고개를 스멀스멀 들어 올린다. 이제 출근한 지 일주일인데 계속 추가 퀘스트를 주신다. 가끔 엄하게 혼내신다. 소속감이 들어서 좋지만(관계가 있으니 혼낸다는 뭐 다소 꼰대 같은 말을 할 수도, 그렇지만 훈육조차 받지 못한다면 그것 또한 문제니까. 훈육에서만 말이다. 화풀이 말고 훈육.) 부담스럽고 또 그렇지만 설레고 해냈을 때 기분이 좋다. 사고의 체계가 무너진 지금 뭘 해야 할까. 일단 동료들하고 가끔씩 스몰토크 할 때 이어질 수 있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 나는 장면을 보지 못해서 환승연애 안 보고 심야 괴담회를 보는 사람인데 그들이 이런 날 백번 이해해 줘도 당분간 말 안 걸 것 같다…

오싹한 이단단씨 당분간 거리두자. 고 소문이

날 것 같아서.

적당한 거리감이라는 게,

날 표현한다는 게 대체 어느 만큼 해야 하는 일인 걸까. 사람에게 다가가고 싶지만 모든 걸 감당 못하겠다. 때때로 나는 누가 때려도 실실 웃는 개새끼가 되기 때문에.

그래서 사람을 사랑해도 깊은 저변까지 사랑하지는 못하겠다.


어느새 이 모든 걸 해내야지 그나마 살 수 있는 단단의 다소 물렁한 하루.


*그렇다. 나도 사람을 사랑했던 것이었다.


*어느 소설에 나온 문구를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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