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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지 Oct 18. 2023

그 묵직한 심장을 쓰다듬어 보아요

원하고 바라죠 

간절히 기다리죠  

   

머금은 미소를

추운 겨울날 털장갑을 건네어주는 누군가를 

나 어제 아팠어 

스쳐 지나가듯 읊조렸을 때

호들갑스럽게 달려와 우산을 받쳐주는

쓰다듬의 눈빛을

     

너만 아프지 않아

나도 아파

되돌아오는 파열음은 마치 차가운 파편에 심장이 찔리는 것만 같지요     


이제는 위로 한 모금을 기다리지 않을래요     


내 가느다란 빛도 괜찮다면 다른 이들의 별을 찾아주고 싶어요     

피곤하고 창백한 얼굴의 누군가에게

내 가방에 넣어둔 여분의 오렌지주스를 건네주죠

뜻밖에 친절에 깜짝 놀라기도 해요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봉지에서 초콜릿 하나를 손에 주죠

재잘대는 아이의 숨 가쁜 소리에 귀 기울여주죠


흘러내리는 신음에

가만히 손잡아 주죠

고구마 순 껍질을 벗기는 할머니의 나물을 사드리죠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이들을 찾아 오분의 시간을 내어주죠

공원 의자에 앉아계신 할아버지 곁에 잠시 머무르기도 해요

경비 아저씨의 젖은 어깨에 방금 사 아이스크림 다섯 개중 하나를 드리고

집에서 싸간 보잘것없는 삶은 달걀을 아침을 못 먹은 친구를 위해 나누기도 해요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을 함께 느껴요

내 손에 있는 가장 작은 것으로 속상함과 아픔으로 얼룩진 이들의 마음이 말끔해지죠     


나누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해요. 

사실 아깝거든요 

너무 작아서 부끄럽기도 해요

여분은 두었다가 배부르게 먹고 싶고 

풍성하게 누리고 싶은 마음과 다투어서 줄 수 있는 거지요 

그래서 더 어려워요     


내가 아직도 받고 싶은 것을

내 곁을 지금 스쳐가는 다른 심장에게  

    

슬픔의 심장은 다른 무거운 심장을 여지없이 알아보지요

그 낙심이 가득한 묵직한 심장을 쓰다듬어 보아요


내 심장도 다정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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