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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롱이 Oct 11. 2021

선생님의 부업

돈을 벌면서 전문성도 향상할 수 있는 방법

 선생님은 정년과 연금으로 노후가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업이기에 사회적 선호도가 높다. 호봉이 낮을 때는 또래에 비해 월급이 적은 듯 보이나 경력이 쌓일수록 많아지는데, 그 수준은 OECD 상위권을 웃돈다. 하지만 경제적 자유로 조기에 은퇴하고자 하는 '파이어족'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만약 23세에 선생님이 되었다면, 앞으로 40년 후인 63세에야 은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의 월급은 자산을 구입하기에 턱 없이 부족하게만 느껴진다. 선생님이 직무 안에서 추가로 활동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했다.


 먼저 방과 후 수업이나 공동 교육과정 등 추가 수업을 하는 방법이 있다. 교육과정 안에서 학생들의 흥미와 적성, 진로를 고려한 방과 후 수업은 가장 일반적인 추가 수입 방법이다. 얼마 전까지는 학교생활기록부에 수강내역과 특기사항을 적어줄 수 있어서 많이 활성화됐지만, 근래에는 생기부 어디에도 적어줄 수가 없어서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신, 수능, 자격증을 목적으로 수강하는 학생이 아직 많다.

 공동 교육과정(교육과정 클러스터)의 경우 여러 학교의 학생을 대상으로 도단위, 교육지원청 단위로 개설되는 학교 밖 교육과정이다. 최근에는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정규 교과와 마찬가지로 수업, 평가, 기록을 하게 된다. 학기별로 접수되는 공문으로 신청해서 수업교사로 활동할 수 있다.

 방과 후 학교 및 공동 교육과정의 수당은 시간당 4~5만 원 정도이다. 30시간짜리 한 강좌를 하면 분기 당 150만 원의 추가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선생님의 재능을 살려 대외 활동을 할 수도 있다. 교육청 및 산하기관은 한 해 동안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하는데, 모든 일을 교육청 자체 인력으로만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교사의 도움을 받는다. 평소 관심이 있었거나 전문성이 있는 분야의 지원단을 모집하는 공문을 확인하면 지원해보자.

 수당은 단순 출장비, 협의회 또는 위원회 수당, 자료 개발 및 편집비 등이 있다. 수당 자체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다른 대외 활동으로의 구심점이 되는 상승효과가 있으므로 꾸준한 활동을 추천한다.


다양한 대외활동으로 한 분야의 전문성을 쌓게 되면 외부 강사로 위촉받아 강의할 기회가 생긴다. 외부 강의란 직무와 관련되거나 그 지위, 직책 등에서 유래되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통하여 요청받은 교육, 홍보, 토론회, 세미나, 공청회 또는 그 밖의 회의 등에서 한 강의, 강연, 기고 등을 의미한다. 전문성이 더해질수록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여 더 많은 강의를 요청받을 수 있다.

 교사의 외부 강의 수당은 기본 1시간 13만 원에 초과 1시간당 6만 원이며, 원고료는 파워포인트 기준 시간당 최대 4만 5천 원이다. 2시간이면 강사료 19만 원에 원고료 9만 원, 합계 28만 원을 수당으로 받을 수 있다. 단, 공무원법에 따라 외부강의는 월 3회, 6시간 이내로 제한된다. 하지만 상급자로부터 허가(교육청, 기관의 공문과 관리자의 허락)를 받으면 시간과 횟수 제한을 초과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한 달에 3회 2시간씩 외부 강의를 하면, 월 84만 원의 추가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본인의 교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으면 모의평가나 수능 출제에 참여할 수 있다. 공문을 통해 선발하거나 추천이나 섭외를 통하기도 한다. 모의평가의 종류는 크게 시도교육청, 교육과정평가원으로 나뉘며, 역할에 따라 출제, 검토, 지원 등으로 참여할 수 있다. 사전 및 사후 협의회를 제외하고 모의평가는 대략 10일 이상, 수능은 30일 이상 합숙하며 출제한다.

 종사 업무와 시간, 합숙 기간에 따라 수당이 달라진다. 모의평가의 경우 약 200~300만 원, 수능은 1,000만 원 정도의 추가 수입이 가능하다.


 교과서 개발은 모의평가 출제와 비슷한 구조지만, 보다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생각하면 된다. 교과서는 크게 국정, 검정, 인정으로 나뉘며 출판사 또는 교육청의 요청으로 만들어진다. 교과서 개발은 공채(?)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 다양한 대외활동의 인맥과 교과에 대한 전문성 향상의 결과로 섭외된다.

 일회성 수당은 역할과 분량, 개발 주체에 따라 200~500만 원까지 금액이 차이가 난다. 출판 부수가 많은 교과서의 경우 별도의 인세로도 수입을 추가할 수 있다.

 온라인 직무연수 개발은 교육청 산하 교육연수원이나 사설 직무연수 사이트를 통해 공개 제안에 의해 선발되거나, 특정 사업으로부터 섭외를 받는 경우가 있다. 교과서에 비해 프로젝트 기간이 짧으며, 내용전문가인 교사가 강의자로 출연하는 경우가 많다.

 자료 개발에 따른 원고료는 차시 당 50~100만 원 이내이며, 출연료는 회당 20~30만 원 정도이다.


 그밖에 연구대회 및 공모전 입상을 통한 상금, 학교에서 치르는 외부 시험이나 공적 시험의 감독, 각종 평가위원의 위촉, 교과서 및 교수학습자료 등의 개발, 검토, 심의 등 다양한 활동으로도 추가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겸직이 아닌, 직무 내에서 본인의 재능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활동에 제한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혹자는 초과근무를 통해 추가 수입을 올리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앞에서 제안한 방법들은 추가 수입과 함께 교사 개인의 전문성 향상하지만, 초과근무는 일과 중 성실한 근로의욕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시간을 팔아 돈을 버는 것이기 때문이다. 추가 수입을 올리고 자산을 구입하는 이유는, 돈을 주고 자유로운 시간을 사기 위함이지, 시간으로 돈을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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