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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승주 작가 Apr 06. 2019

철학자 강신주보다 쉽고 와닿는  감정수업이 있다면!

인문학적 상상력을 위한 감정적 논어 읽기

어른이 된다는 것, 그것은 감정을 억누르거나 죽이는 기술을 얻었다는 것 아닐까요? 매사에 일희일비하면 너무나 피곤해지는 것, 혹은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면 불이익을 받기 쉬운 것이 사회생활이자 가정생활이니까요.
▲  3일 SBS <힐링캠프> 시청자 특집에 출연한 강신주 철학박사.                 ⓒ SBS


감정에 충실하고 자기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주인이 되는 것이며 사랑에 풍덩 빠져들라고 말하는 철학자 강신주. 한 번뿐인 삶을 제대로 영위하기 위해서 감정이란 얼마나 소중한 것이냐고. 삶의 희열도, 추억도, 설렘도 소중하게 다루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맞는 말이다. 그래서 `강신주의 감정수업`을 읽어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전면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어서 반갑기도 했다.


감정에 끌려다니며 절제도 안 되는 인간의 무능력을 나는 예속이라고 한다.

스피노자의 유명한 말이다. 감정의 예속상태로부터 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 현대를 사는 모든 성인들의 고민일 것이다. 48가지 감정... 외우기도 힘들다. (근데 기쁨은 왜 없..?)


1비루함 2자긍심 3경탄 4경쟁심 5야심 6사랑 7대담함 8탐욕 9반감 10박애 11연민 12회한 13당황 14경멸 15잔혹함 16욕망 17동경 18멸시 19절망 20음주욕 21과대평가 22호의 23환희 24영광 25감사 26겸손 27분노 28질투 29적의 30조롱 31욕정 32탐식 33두려움 34동정 35공손 36미움 37후회 38끌림 39치욕 40겁 41확신 42희망 43오만 44소심함 45쾌감 46슬픔 47 수치심 48복수심

이 많은 감정의 목록을 각각의 문학작품과 매칭시킨 게 강신주 책 <감정 수업>.


하지만!


이 감정들은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인데, 이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서 서양에 있는 철학자를 만나고 문학 작품으로 들어가야 하는 걸까? 순간적으로 타오르는 감정들도 많이 있을 텐데 그 동안 꺼져버리지 않을까? 그리고 감정을 이성으로 파악하는 게 가능할까?


<강신주 감정수업이 어려운 까닭>

1. 서양의 철학자 스피노자가 누규?

2. 문학작품을 다 읽어야 감정 하나 아는 거?

3. 자꾸 야단에 훈수만 들으면 기분 좋아?


하지만 인정할 건 인정하자. 강신주는 '감정'이라는 문제를 처음으로 대중과 진지하게 대화한 사람이고 사람들에게 철학의 감을 잡게 해준 사람이다. 독설과 훈수는 그의 성격일 뿐. 강신주가 '기쁨의 철학자 스피노자'를 대중 앞에 소개했다면, 나는 '페이소스의 철학자 공자(다혈질)'를 소개하면 되겠다고 마음 먹었다!


공자는 누구나 알지만, 감정의 대가라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나는 공자를 불러와 초등학교 3학년과 엄마를 친하게 만들어본 적도 있다. 아이가 책에 있는 감정을 가지고 엄마에게 평소 하고 싶었던 불평불만을 이야기하면 내가 편을 들어주는 방식이다. 엄마도 그렇게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공자와 논어 덕분에 아이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초등학생과도 <논어> 읽으며 감정을 듬뿍 담을 수 있다면 어른도 당연히 가능하겠지? 어떤가요 공자 할아버지?



<논어>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눌 때는 표정이 참 재밌다. 감정이 많이 담긴 책이기 때문이다. (물론 앞에 음식이 있으면 한결 낫겠지)


감정이 얼마나 많이 있길래? 그래서 한 번 찾아봤다!!

 일주일 정도 논어책 수색작전(?)을 한 결과 60개의 감정 한자를 찾았다. (긍정19, 부정41) 감정낱말이 사용된 횟수는 220회에 달했다. 논어를 읽을 때마다 다들 표정이 연기자(?) 같았던 이유가 있었구나.

지금까지 나는서울,제주에서 5번의 논어 읽기 모임을 했다. 모임의 최연소는 10살, 최고령은 70세였다. 주로 논어책을 펼쳐놓고 공부를 하는 모임이었는데 '감정'을 공유하려면 좀더 직접적인 방법이 필요했다.

<인문학적 상상력을 위한 감정적 논어 읽기> 참여 원칙

1. 미리 제시된 '감정적 논어 구절'을 읽고 할 이야기를 생각하거나 짧게 적어 온다. (물론 번역문도 제공)

2. 수요일 오전 모임에 와서 논어의 이야기도 듣고 자신의 이야기도 나눈다.

3. 모임이 끝나면 감정에 관한 짧은 글을 SNS에 올리고 서로 댓글과 좋아요로 쓰다듬어준다.

4. 공부하는 구절은 몇 개 안 된다. 공자의 감정이 궁금한 게 아니라 서로의 감정이 궁금하니까.

5. 간단한 주전부리나 음료수를 홀짝이면서 자유롭게, 감정이 동하는 대로!



[인문학적 상상력을 위한 감정적 논어 읽기 첫모임(무료) 안내]


우리들의 사랑스러운 감정들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응원해주는 감정적 논어 읽기 모임을 제주도에서 시작해보려고 한다. 대문 이미지 하나 못 만드는 나를 위해서 예쁘게 디자인을 해주신 제주스퀘어에도 너무 감사하다! 자기 감정 때문에 너무 속상했던 분들, 글쓰기가 너무 힘들었던 분들, 친구와 마음을 열고 대화를 너무 하고 싶은 분들을 만나고 싶다. 지독히 외로웠던 사람은 다시는 외로워지고 싶지 않은 법이니까! (첫모임 참가 비용은 무료입니다!)


모임에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감정적 논어 읽기 참가해볼까>를 살짝 누르고 신청하면 된다. 위에 있는 감정 한자 중에서 재미있는 것만 골라서 옛날 사람들이 감정 한자를 만들 때 무슨 생각으로 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원시인의 마음으로 감정을 만나면 얼마나 재밌을까?!!



안 그래요, 공자 할아버지?


모임 운영자 오승주는..

 동안  권의 책을 썼고 공자 책도 하나 있어요. 그러니까 저자직강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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