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는 참 배울게 많아❤️
오늘 아침 남편에게 보낸 카톡 메시지.
평소 나라면 절대 보내지 못했을 오글거리는 문장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얄밉고
둘째, 얄밉고
셋째, 얄밉기 때문
그냥 남편이 얄미웠다. 잘하는 것보다 못하는 게 거슬렸고,
나와 맞는 것보다 맞지 않는 것에 초점을 뒀다.
그래서 그 사람의 장점보다는 단점만 나열하며 곱씹었다.
반대로 남편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부족함 투성이, 맘에 들지 않는 것투성이..
그렇지만 한 아이의 부모로서, 또 한 가정의 경제공동체로서..
이젠 더 이상 발 빼기 어려운 상황임을 우리 둘 다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사랑으로 시작한 관계는 어느새 의무가 되어갔고
너와 나의 관계보다는 아이를 통한 삼각관계에 익숙해져간 세월이었다.
사랑의 말을 속삭이며 세상 그 누구보다 소중했던 사람이 옆에 있다.
평생 함께하고 싶어서 결혼을 약속했고 그 결실의 꽃인 아이까지 낳았다.
그런데 왜 우리는 서로에게 날카로운 상처만 주었을까.
따뜻한 말을 해본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희미해질 때쯤
책의 한 페이지를 읽으며 허리를 곧게 펴 앉았다.
"서로에게 사랑이 될 수 있는 말을 하라.'
그래서 용기 내보았다.
그리고 그 말은 결국 나를 향한 말이기도 했다.
짐짓 당황스러움을 표현한 남편의 대답에도 그저 너그러움을 장착한 채
"좋은 말만 하려고"
라고 말했다.
돌아오는 대답은... "그려~ 아주 잘하고 있어~"라는 다소 꼰대 같은 반응이었지만,
그래, 잘하고 있으면 된 거다.
앞으로도 잘할게.
당신도 잘하고 있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