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조금 다른 마라톤
보통은 어떤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것이 하나의 성공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꾸준히 하나의 길로만 뛰는 사람들 사이에 이런 유형도 존재한다.
똑같이 하나의 길을 보고 가고 있었는데, 가다보니 옆길도 재밌는 것 같아서 옆길로 새어도 보고, 반대편 길도 좋은 것 같아서 또 가보고.
내가 그랬다.
기본은 마케팅이었지만, 디자이너가 모자라 직접 디자인을 하기도 했고, 운영팀 업무를 하기도 했고, 촬영에 투입되기도 했다. 단순히 협업,보조하는 것을 떠나 실제 업무에 투입되었다.(작은 스타트업에서는 흔한 일이다)
여러가지 직무를 하는 것이 싫지만은 않았고, 그것이 나만의 차별점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 시간들이 길어지니 혼란이 생겼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뭐지?'
'내가 이것저것 할 수 있다는 걸 회사가 악용하네?'
이 뿐만 아니라, 그 어느 것도 '내가 제일 잘해요!' 하기는 애매해졌다. 이것도 저것도 할 수 있지만 둘다 애매한 능력을 가진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까지 어떤 직무가 맞는지 어떤 걸 더 잘하는지 고민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나 자신을 돌아보는 워크샵에 참가하기도 하고.
워크샵이나 주변 지인들은 이런 말을 해주었다.
“꼭 하나를 선택할 필요는 없어요. 할 줄 아는 게 여러 개라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이에요. 둘 다 할 줄 아는데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그건 둘 모두에서 본인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그 최선이라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하나만 잘하는 시대는 이제 갔고,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해. 이거저거 잘한다?라기보다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일을 하건 잘 적응하고 해내는 사람이 앞으로 사회를 잘 헤쳐나갈 인재라고 생각해”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이대로 가면 내 앞에는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