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나의 극과 극 성향
쉬는 동안 나 자신을 돌아보며 발견한 내가 있다.
심리상담을 받을 때도 나는 내 성향이 극과 극 모두에 포함되고 그 양쪽이 모두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서 그 모순과 괴리감에 본인이 괴로울 수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 나를 되돌아보니, 나는 그런 반반 성향이 참 많았다.(다들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내향반 외향반(아싸반 인싸반)
낯가림이 심해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잘 못한다. 대신 혼자 여행도 잘 다니고, 혼밥도 잘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긴다. 가끔은 '내가 왜 사람들이랑 어울려야 하지? 혼자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그런데 정반대의 나는 사람들을 필요로 하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에서 즐거움과 에너지를 얻는다. 내 마음 속 테두리 안에 있는 사람들을 열심히 챙기며 모임과 만남을 주도하기도 하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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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반 전체주의반
나는 다른 사람들의 권리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규율과 규제가 적은 것을 선호한다. 의미도 없고, 비효율적인 단합보다는 개개인이 자신의 역할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는 회사의 인사전략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반대의 나는 무의식적으로 어떤 사회나 공동체 안에 속하기를 원하며, 그들 사이에서 ‘잘한다’는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한다(노력했다). 내가 그 반대의 모습을 보일 때면 그들이 정한 ‘틀을 깨려 한다’라고 생각한 것도 그 성향 중 하나.
집순이반 홍길동반
밖에 나가는 걸 너무나도 좋아하고, 주기적으로 여행을 가지 못하면 몸이 근질거리는 홍길동.
한 때는 집에만 있으면 우울해지는 느낌까지 받아 절대 집순이는 될 수 없을 줄 알았는데 다시 해보니 아니었다. 백수가 되어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만 있는 것도, 며칠을 뒹굴거려도 괜찮다는 걸 깨닫고, 집에서도 내 나름대로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집순이이자 홍길동.
스타트업반 중견기업반
스타트업 성향의 나는 정해진 틀이 없거나, 위계질서, 수직적 상하관계가 약한 상태에서 주도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런 상태에서 아이디어가 샘솟는 스타일.
하지만 또 다른 나는 내가 생각하는 방향이나 원하는 쪽이 아닐 때 내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지 않고 시키는대로 따라가는 편이면서, 직무나 일의 방향이 어느정도 안정감 있게 흘러가기를 원했다.
이 모든 것이 ‘나’ 그 자체
좋든 싫든 이러한 모습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이게 나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것이 내가 행복해지는 또 하나의 방법이겠지.
그런데,
언젠가 백수 생활을 끝내고 회사로 돌아갈 내가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회사에 가고,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사람들과 함께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