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흐르는 것

지금 이 순간에도 내 곁에서 잔잔히 흐르고 있다

by 다현


엄마의 감정 시리즈가 어느덧 열 번 째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부정의 감정에 대해서 다뤄보았는데요, 부정 감정들을 먼저 글로 옮겼던 이유는 살아가면서 나의 삶을 흔들어 놓는 감정들은 대게 부정의 감정을 잘 조율하지 못하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엄마들이 부정의 감정들을 오롯이 마주하고 “이렇게 느껴도 괜찮다. 이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이다.”라고 편하게 받아들이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답니다.



사실 엄마가 긍정적 감정을 느끼는 순간은 매우 많습니다. 부정의 감정과 긍정의 감정을 비율로 나눠본다면 아마 2:8정도 되지 않을까요? 아이로 인해 느끼는 행복의 순간이 빈도수 면에서는 월등히 높지만, 적은 빈도수의 강력한 부정 감정에 압도되어 좋은 감정들까지 희석되어 버리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더라구요. 그래서 오늘은 반대로 엄마들의 행복한 감정에 대해 나눠보려고 합니다.

엄마가 아이에게서 행복함을 느낄 때는 너무 많아서 제가 그 중 몇 가지만 어렵게 꼽아 보았습니다.



1. 아이의 웃음소리를 듣는 순간

아이가 웃는 소리, 특히 억제할 수 없는 순수한 깔깔거림은 덩달아 나에게도 웃음을 선사합니다. 이는 아이들이 내 삶에 가져오는 가벼운 기쁨과 더불어 함께 나누는 평온한 순간마다 얼마나 많은 행복들이 스며들어 있는지를 일깨워 주기도 합니다.


2. 평화롭게 자는 모습

아이가 자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하루의 소란했던 마음이 놀랍도록 안정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아이의 평화로운 얼굴, 작은 손, 쌔근쌔근 잔잔한 호흡은 그 순간을 조용한 행복으로 가득 채워주며, 엄마로서 느끼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평온한 느낌에 오롯이 머물도록 해줍니다.


3. 아이 스스로 무언가를 성취할 때

신발끈 묶기, 자전거 타기, 퍼즐 맞추기 등 스스로 무엇인가를 마스터했을 때 그 눈빛에 담긴 자부심은 엄마로서 기특함과 뿌듯함을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 엄마가 자신의 가장 큰 지지자라는 것을 알고, 스스로 어려움을 배우고 극복하면서 엄마에게 자랑할 때의 그 눈빛은 세상을 다 가진 눈빛이거든요. 아이의 눈빛에서 묻어나는 감정이 엄마 마음에도 고스란히 투영되어 함께 행복해집니다.


4. 손수 만든 선물 받았을 때

휘갈긴 그림, 어설프게 만든 수공예품, 집에 가는 길에 주워 온 단풍잎 등, 이 하나하나가 모두 작은 보물이 됩니다. 아이의 작은 행동 뒤에 숨겨진 생각과 사랑은 아이가 엄마를 얼마나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며 그 순수한 마음에 엄마의 마음도 행복과 감사로 가득 차게 됩니다.


5. 우정을 형성하는 모습을 볼 때

아이가 친구들과 놀고 웃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서로 나누고 조율하는 법을 배워가면서 작은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것은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즐거운 경험입니다. 이는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면서 아이들이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엄마는 잘 자라고 있다는 기특함과 뿌듯함을 느끼겠죠?




6.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독특한 관점 듣기

아이들은 순수하고 호기심이 많으며 때로는 놀라울 정도로 현명하게 세상을 보는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관찰, 엉뚱한 질문,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디어를 듣는 것은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갇혀 있던 어른들의 사고를 번쩍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정제되지 않은 신선함과 순수한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데서 오는 이 행복함은 유일하게 아이들 만이 줄 수 있는 축복의 감정이지 않을까 합니다.


7. 아이들이 부모의 습관을 반영하거나 말할 때

엄마가 하던 빨래 개기를 따라서 개거나, 엄마가 부르던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아빠한테 하던 조언을 반복하는 등 부모가 하는 생활 습관과 말을 아이가 따라하는 것은 예상치 못한 행복의 순간입니다. 이는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얼마나 많은 것을 흡수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엄마가 아이들의 삶에 미치는 놀라운 영향력을 깨닫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8. 애완동물이나 식물을 돌보는 모습

아이가 애완동물을 돌보고, 식물에 물을 주고, 주변 환경에서 무언가를 가꾸는 일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면 아이의 온화하고 책임감 있는 면모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자신을 넘어서는 연민과 배려를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절로 훈훈해 집니다.


9. 실패 후에도 회복력을 보일 때

아이가 넘어졌다가 씩씩하게 손을 털며 다시 일어나는 모습, 실패 후 다시 시도하는 모습, 속상하지만 실망감을 이겨내는 모습 등을 지켜보는 것은 가슴이 뭉클해지고 감동적입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의 이러한 성장과 인내가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10. 놀랍도록 ‘어른스러운’ 순간들을 마주할 때

때로는 아이가 엄마의 고민에 현명한 대답을 하거나 도움을 주기도 하고, 어떠한 상황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성숙한 방식으로 행동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엄마는 아이의 어른스러움에 놀람과 동시에 기쁨을 느끼게 됩니다.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기쁨을 가져다줍니다. 또한 내가 아이를 특별한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존재라는 것을 알아차리면서 엄마의 마음을 자부심으로 가득 차게 만들죠.


몇 가지라고 했는데 쓰다 보니 10가지나 되네요. (웃음)



이처럼 행복한 감정은 순수함, 호기심, 회복력, 사랑으로 가득 찬 아이의 성장 여정을 지켜보는 가운데서 솟아나는 것 같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분명 힘든 날도 있지만 일상의 곳곳에 작은 행복들이 더 많이 숨어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행복은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빈도수가 중요하다는 사실! 잊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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