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이라는 손님

삶의 바퀴를 멈추게 하는 감정

by 다현

오늘은 엄마의 감정 여덟 번째, 무기력함에 대해 나눠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무기력함과 비슷한 단어인 무력감이 있습니다. 이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미묘하게 다른 감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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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무력감은 외부 환경이나 상황, 처지 등으로 인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한계를 느낄 때, 즉 나의 능력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일 때 느껴지는 감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력감은 환경이 개선되면 나아질 확률이 높습니다.

이와 달리 무기력함은 외부 환경 보다는 나의 내면에서 올라오는 감정으로, 의지나 열정이 사그라들어 아무것도 하기 싫다고 느끼는 감정입니다. 이는 스트레스나 우울과 관련이 있어 삶의 동기나 의지로 연결되어 나를 더 이상 행동하지 않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엄마들이 무기력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한번 살펴 볼까요?

무기력함은 내 의지력의 통제가 약화되거나 반대로 무언가에 압도당할 때 내부 감각에서 비롯됩니다. 특히 내가 하는 일이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 단조로운 일일수록 추진력이나 동기부여가 부족해져 무기력한 감정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집안 일이 해당될 수 있습니다. 집안 일은 하면 티가 안 나고, 안 하면 티가 많이 나는 일 중에 하나이죠. 그래서 엄마들은 자주 집안 일의 늪에 빠지곤 합니다. 도대체 왜 집안 일은 해도 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인지… 모두 공감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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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렇게 매일 매시간 반복하여 내 하루의 많은 시간을 집안 일에 할애하다 보면 나를 채우는 시간은 한없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시간을 종종거리며 집안 일과 아이들을 케어하는 데 에너지를 쏟는 것에 비해 눈에 띄는 성과가 없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지 않으면 결국 무기력함에 빠질 수 있습니다. 즉 번아웃이 오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무기력함을 느낄 때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첫째, 삶을 굴러가게 하는 동기가 부족해집니다. 쌓여 있는 일들이 끝이 없을 것처럼 막막하게 느껴지고, 이걸 한다고 해서 내가 원하는 삶에 도달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둘째, 자기효능감, 즉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낮아져서 작은 도전이라도 ‘나는 ~라서 그건 못해’라고 불가능으로 단정짓게 됩니다. 새로운 무언가를 도전할 자신감이 점점 낮아지는 것이지요.
셋째, 무익한 생각으로 나의 존재감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지?”라고 생각한다거나 “내가 하는 일은 아무것도 도움이 되지 않아.”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의 존재 가치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무기력함은 보상이나 결과가 아주 적게 느껴지거나 너무 멀게 느껴지기 때문에 행동하거나 노력하고 싶지 않은 감정적 함정과 같습니다. 이런 종류의 무기력함을 해결하려면 인지적 재구성(부정적인 믿음을 바꾸기 위한), 작고 관리가 가능한 목표 설정, 감정적 지원을 통해 천천히 자신감과 동기를 회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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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엄마들이 무기력함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 중 셀프코칭하는 방법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셀프코칭이란, 내가 나에게 질문하고 답변해 봄으로써 내 감정과 생각을 재배열 하는 작업입니다.

단계에 맞춰서 활용할 수 있는 셀프코칭 질문을 남겨둘게요.


1. 지치고 힘이 들 때(무기력 전단계)

Q. 지금 당장 일을 단순화하기 위해 버릴 수 있는 두 가지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Q. 이기적이라 하더라도 나는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있나요?

Q. 매일 작지만 쉽게 할 수 있는 자기 관리 루틴에는 어떤 활동이 있을까요?


2. 무기력이 찾아왔을 때

Q. 가장 아끼는 친구가 무기력함에 빠졌을 때 뭐라고 말해줄 것 같나요? 나 자신에게도 같은 말을 해줄 수 있나요?

Q. 오늘 내가 한 작은 일 중에서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점은 무엇이 있나요?

Q. 외부 의견과 상관없이 내 양육의 중심에는 어떤 가치와 목표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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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이러한 질문을 하면 어려운 순간에 잠시 멈추고, 관점을 바꾸고, 의도적인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엄마들이 수많은 역할과 연속적인 선택을 해나가야 하는 삶의 여정에서 번아웃이 오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셀프코칭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질문을 통해 나와의 대화를 하다 보면 정말로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점점 더 명확해지거든요. 저 또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날이 올 때면 모두가 잠든 시간 혼자 불 꺼진 방안에 앉아 소리 내어 나에게 질문을 합니다. 머리로만 생각하거나 글로 써도 좋지만, 말로 뱉어 내고 대답하는 게 훨씬 효과가 좋더라구요. 그렇게 내가 한 질문에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대답하다 보면 눈물이 터지기도 하고 가슴이 답답해지기도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감정이 비로소 정화가 됩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시고, 조금만 용기를 내어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꼭 가져보셨으면 합니다. 분명 그 안에서 빛이 보일거라고 감히 말씀드리면서 오늘의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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