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을 다녀온 친구들을 보면 저마다의 기준이 확실하다. 신혼여행이 아니라면 멀리 가기 힘들다며 비행시간이 긴 유럽, 미국을 다녀오는 관광파와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힘들었는데 쉬는 게 최고라며 발리, 몰디브 등으로 떠나는 휴양파로 나뉘었다. 그럼 나의 기준은 무엇일까? 쉬고 싶지만 너무 쉬는 건 싫고 관광도 하고 싶지만 너무 힘든 건 싫은 욕심쟁이라 휴양과 관광 사이에서 오래도록 고민했다.
합법적으로 긴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잘 보내고 싶다는 욕심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어디를 가고 싶은지, 신혼여행에서 중요한 건 무엇인지, 신혼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는지. 여러 경우의 수도 따져봤다. 원하는 여행지를 가기 위해 신혼여행을 미룰지. 며칠 동안 다녀올 수 있을지. 이런저런 질문에 답하며 우리에게 중요한 요소를 확인했다. 휴양보다는 관광, 관광보다는 자연, 장소보다는 날씨.
기준이 생기니 신혼여행을 이야기할 때 한 번도 나오지 않은 나라로 신혼여행지를 정하게 되었다. 10월에도 반팔을 입을 정도로 따뜻한 날씨와 볼거리, 할 거리가 많아 자연도 관광도 모두 즐길 수 있는 '호주'였다. 호주로 마음이 움직이자 오빠는 '뉴질랜드'도 함께 가는 건 어떤지 물어봤고 엄청난 자연 풍경을 사진으로 보자마자 가야 한다고 결정했다. 자연스레 오빠는 뉴질랜드, 나는 호주에 관한 여행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