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까자 희진 대표님의 인터뷰에서 여러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었다. 인연을 소중히 하는 마음도 인상 깊었지만 나를 자극한 부분은 '배우는 자세'였다. 대표님은 바쁜 일과를 쪼개어 무언가를 계속 배우러 다니셨다. 일과 관련된 수업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게 더 많았다. 처음에는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신기했고, 그다음에는 '나한테는 그런 열정이 있나?' 자문하게 되었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렇게 열성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일과 관련된 배움은 많았지만 호기심에 무언가를 배우러 간 적은 거의 없다.
자각하고 나니 무언가를 배우고 싶었다. 무엇이든 배우고 싶었다. 당장 쓸모가 있든 없든 상관하지 않고 싶었다. 그저 배움에 시간을 내는 마음과 자세를 갖고 싶었다. 이렇게 마음먹으니 배우는 여러 자리가 보였다. 그중 흥미가 동하는 정리수납 자격증 과정, 일러스트 디자인 수업, 아티스트북 스터디에 다녀왔다. 참 다행히도 무언가 배울 에너지가 나에게 남아 있었다.
정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정리수납 자격증 과정'은 계륵 같았다. 무엇을 배우는지 궁금하면서도 정리하는 법을 배워야 하나 싶었다. 이번 기회에 수업을 들어보니 역시 전문가는 달랐다. 8회에 걸쳐 신발장부터 냉장고까지 집안 곳곳을 제대로 정리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옷 개는 법, 바지 거는 법 등 경험으로 체화된 것들을 차근차근 새롭게 배운다. 수업을 들으며 새해맞이 집정리도 함께 하고 있다. 쓰임이 다한 것을 비우고, 용도에 맞게 위치하고, 쓰지 않는 것들은 나누기. 정리 수납의 행동 수칙을 지키다 보면 공간이 금방 깔끔해진다.
물건에는 쓰임과 용도가 있다. 쓰임과 용도를 다하면 정리해야 한다. 쓰임과 용도가 다하지 않았더라도 사용하지 않는 물건, 언젠가 사용할 것 같아 내내 들고 있는 물건도 정리해야 한다. 맥시멀리스트도 아닌데 그런 물건이 곳곳에 있다. 커피를 끊었는데 핸드드립 세트가 있으니 주변에 나누고, 예쁜데 불편해서 안 입는 옷들은 기부한다. 한바탕 정리가 끝나니 주방 찬장에는 비워진 칸도 생기고, 드레스룸은 옷가게처럼 깔끔해진다. 공간이 보기 좋아져서 뿌듯하지만, 공간의 주인이 되었다는 사실에 더 기분이 좋다.
무언가 배우는 일은 그 이상으로 더 좋았다. 잘 사용하지 않는 일러스트를 배우며 창작 욕구가 샘솟았고, 책을 표현의 수단으로 보고 자유롭게 접근해 보며 해방감도 느꼈다. 또, 배우는 과정에서 오히려 에너지를 얻었다. 새로운 세상을 발견한 기쁨과 작게라도 해내면서 얻는 성취감, 뿌듯함 등 오랜만에 다채로운 감정을 느꼈다. 함께 배우는 사람들에게서 열정을 전달받고, 똑같은 걸 봐도 새롭게 보인다. 크던 작던 배우는 과정에서 내 세계를 더 넓어질 거라는 확신이 든다. 앞으로도 시간을 내어 무엇이든 배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