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정한다정 Apr 01. 2022

아직 주주는 아닌데요

매일 '증권'에 들어갑니다

동학개미운동부터 몇만전자, 코스피 3000 등 주식 관련 용어가 쏟아져 나오고 "아직도 주식 안 하는 사람이 있어?" 싶은 요즘이다.


그런데 그 사람이 바로 나다. 각종 유행어를 만들던 주식, 가즈아를 외치던 비트코인, 몇 억으로 거래된다는 NFT 등 각종 투자 상품이 있고 10대 투자자도 있는 지금, 나는 아직까지 주식 거래를 해본 적이 없다. 어릴 때에는 주식이 원금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거라고 생각했고 조금 커서는 주식을 하려면 종잣돈이 필요하다는데 나는 아직 종잣돈이랄 게 없으니 못하는 거였다. 종종 내가 애정을 가지고 있는 기업, 응원하고 투자하고 싶은 기업을 검색해보기도 했는데 아직 상장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이러니 주식이랑은 인연이 아닌가 보다 하며 거리감을 가지고 있었다. 


거리감은 나만 가지고 있었던 건지 나이가 들수록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주식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투자에 대해 완전 문외한인 나지만 10년 뒤의 나도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의 목표 중 하나로 주식 투자를 결심했다. 은연중에 나의 첫 주식은 당연히 삼성전자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모른 체로 주식을 사놓고 시작하는 것보다 공부를 해서 좀 더 확신 있는 투자, 좋은 투자를 하고 싶었다. 혼자는 아직 어려우니까 함께 하기로 했다. 남자 친구와 주식 공부를 함께 하자고 친구들과는 수익률 내기를 해보자는 이야기도 했다. 


우선 오디오북으로 '주식투자 절대법칙'을 들었다. 단기매매가 아니라 내가 눈여겨본 기업에 투자할 것, 투자하는 기업을 내 회사라고 생각하기, 모르는 것에는 투자하지 않기 등 내가 하고 싶은 주식 투자의 방향과 비슷하여 이동 중인데도 메모를 하며 듣게 되었다. 주식투자는 농사라고 좋은 씨를 고르듯 공부하고 계속 소통하고 적당한 때에 수확을 해야 한다는 내가 과연 단단한 심장을 가지고 투자를 할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욕심내지 말아야지 몇 번이고 되새기지만 아직은 심장이 말랑하다.


이렇게 주식은 저 멀리서부터 천천히 내 근처로 거리감을 줄여오고 있다. 주식을 공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투자를 하는 데는 남자 친구의 말이 용기를 줬다. 레벨 1인 사람이 종잣돈을 가지고 주식을 크게 시작하는 것보다 작은 돈으로 조금씩 해봐야지 레벨이 늘고 큰돈을 투자했을 때 리스크가 적지 않겠냐는 말이었다. 맞는 말이었다. 5년, 10년 뒤의 내가 가져갈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지금 작게라도 시작해야 한다. 이렇게 서로 공부한 내용을 공유하고 한 주씩 사보면서 점점 레벨이 올라가기를 기대해본다.




매일 아침 '증권'에 들어가 내가 관심 있는 회사의 이름을 쳐본다. 아직 주식을 산 것도 아닌데 오르고 내리는 차트에 심장이 쿵쾅거린다. 그럴수록 실제로 투자하면 감정이 얼마나 소용돌이치게 될까 하며 다시 재정비한다. 아직 주주는 아니지만 언젠가 주주가 될 회사라고 하면 소식을 찾게 되고 좀 더 애정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과연 내 회사는 어디에 있을지 설레는 마음으로 천천히 찾아봐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너, 내 동료가 돼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