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이 가면
구멍난 잎새에
외로움이 가을로 물든다.
구월에 왔다가
구월에 떠난 사랑은
설움만 남기고
빗물처럼 흐르고,
빗물마저 떠나버린 거리에
흔적만 남은 사랑이
홀로
가을 바람에 떤다.
먼지 쌓여
보아주는 이 없는
색바랜 꽃그림으로라도
그대 벽에 걸려
그대 곁에 머물고 싶은데,
그대 머물 던 창가엔
속절없이 빗물만 흐른다.
그리움에 젖어
잎새는 눈물처럼 낙엽이 되고,
낙엽 진 자리엔
서늘바람 마져 흐느끼며 비켜가고,
그리움이 눈물로 맺혔다.
희미하게 노을진 저녁 하늘에
붉은 빛 초승달이 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