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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규석 마샹스Machance Apr 01. 2016

어머니와 아이의 치아

아침 식사를 하는 자리.

상에 앉으시며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어머니 : "이빨 아무 데나 버려도 되나?"
나 : ???
아버지 : "화장지에 싸서 버려야지, 이빨 빠졌소?"
어머니 : "오늘 아침에 자고 일어나니까..."
아버지 : "어디 봅시다. 이제 이빨이 없네...."
나 : ㅠㅠ … …

나 어릴 적에 빠진 내 이를 받아 들고

지붕 위로 던지시면서

"까치야 까치야 헌 이 가져가고 새 이 다오"라고

빌어주시던 어머니...


나도,
내 아들 어릴 적에 이가 빠졌다는  말에 "와 우리 아들 튼튼한 새 이가 생기겠구나, 점점 형아 되겠는걸" 기뻐하며 축하하고 보듬어 주었었는데...
어머니의 치아가 또 빠지셨다는 말씀에 슬픔을 느낀다.


어릴 때 빠진 이는 기쁨을 주고 축하를 해주는데,

나이 들어 빠진 이는 슬픔을 주고 위로드릴 말조차 찾기 힘들다.


나이 들면 이가 빠지는 이유가 뭘까?

혹시 소화기능이 약해져 있으니 딱딱한 것 말고 소화되기 쉬운 부드러운 것 위주로 먹으라는 신의 섭리는 아닐까?

어머니, 아버지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 되는데, 점점 약해지시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부모님 건강하시니 얼마나 다행인가.

부모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고, 모습을 뵐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

비 내리는 아침에...

까치가 이를 물어갈 지붕조차도 없는 아파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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