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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규석 마샹스Machance Apr 30. 2016

걸어서 한강 구경하기

다리도 아프고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여의도에서 올림픽대교까지 걸어서 한강 구경하기.
어제는 서울식구들 6명과 함께 여의도 이곳저곳을 구경했습니다. 여의도 한강 공원에서 놀다가 한강 배카페에서 피자와 스파게티로 식사를 했습니다.


"집까지 걸어가자!"는 아내의 말에 지도에서 검색해보니 약21Km, 시각은 오후 3시, 14개의 다리.

힘들겠지만 "이 또한 추억거리 아니겠느냐?"며 출발했습니다.

서강대교를 출발해 한강변을 따라 걸어서 올림픽대교를 지나 집에 도착했습니다.

집에 도착한 밤 9시 10분 까지 6시간동안 걷느라 다리도 아프고 힘이 들었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좋고, 아내와 아들의 발바닥을 손으로 주물러 주며 "고생했다"는 말을 할 수 있어서 좋고, 코까지 골며 잠이 든 아들의 편안한 잠자리가 좋습니다.

힘든 일을 함께 해냈다는 뿌듯함이 우리 식구를 더욱 뭉치게 했습니다.

길을 걸으며 참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아내의 어린시절 이야기, 아들의 성장과정, 그리고 우리 식구가 펼쳐 갈 미래의 꿈들...
중간에 힘들어 쉴 때, "지금 아니면 언제 한강을 따라 이렇게 걸어 보겠어? 기왕 시작한 것 끝까지 가 보자."는 이제 갖 스무살 아들의 당찬 말 한 마디에 힘입어 서로 어깨를 주물렀습니다.
한강 변의 시원한 바람은 연애시절 아내의 긴머리카락을 스치던 바람을 떠 올리게 했고, 한강으로 지는 붉은 노을에선 눈싸움하며 하얗게 내쉬던 숨길에 더 붉게 느껴졌던 천사를 닮은 아들의 통통했던 볼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곳곳에서 한강의 가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메밀꽃, 갈대밭, 코스모스, 음악따라 반포대교에서 잠수교 아래로 무지개를 그리며 떨어지는 무지개분수, 63빌딩과 키재기를 하는 연들, 하늘을 나는 드론, 자전거 하이킹을 하고, 텐트를 치고 노는 사람들, 아장아장 뒤뚱거리며 걷는 어린 아이들, 뛰어 노는 강아지까지...

걷는 내내 이 모든 것은 덤이었습니다.
앞으론 하천을 보거나 다리만 보아도 어제의 즐거움을 떠 올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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