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안에서 밖으로 밖으로 세월을 나이테로 켜켜이 넓혀간다.
사람은 밖에서 안으로 안으로 나이 들어가며 가슴속 마음이 넓어진다.
그래서 젊을 땐 용납조차 안 되던 것들마저 포용할 수 있게 된다.
넓어질 뿐만 아니라 젊을 땐 가득 찬 욕심으로 비우기 힘들었던 것이 쉽게 비워지기도 한다.
그렇게 비워진 마음이기에 또 다른 것을 쉽게 담을 수 있다.
나이 듦이 마냥 싫지만은 않은 이유다!
만으로, 음력설을 기준으로, 10월 생일을 기준으로 나이를 헤아리다가,
언제부터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매년 변하는 나이 세는 걸 의식하지 않으면서 나는 나이로부터 멀어졌다.
아니 나이가 나로부터 멀어졌다....
설날, 나이는 말고 떡국만 맛있게 먹어야겠다는 생각도 없어진 지 오래다.
지금은 식당에 가서 고기 먹고 후식으로 또 떡국을 먹는다.
세월이 날마다 내 나이에
지혜의 나이테를 더해서 그려나감을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