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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 Aug 29. 2022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 쓰기

뼛속까지 내려가서 쓰기 9

나 서울에 사는데, 서울에 대해서 할말이 별로 없는디............. 

나는 시골에서 자연을 많이 보면서 살고 싶고, 서울 가서 살고 싶다는 사람 보면 신기한디.........

서울은...... 사람이 많지만 내가 아는 사람은 많이 없다. 친구를 만나면 식당이나 카페나 술집에 간다. 그때는 청주 사는 친구랑 남산을 걸었는데 서울 구경 하는 것 같아서 좋다고 하긴 했다. 

서울은 어린 시절 보낸 아파트촌,젊은 시절 보낸 대학 근처 즐비한 술집들, 고속터미널의 미친 듯한 인파, 직장인 시절에 매일같이 쏘다닌 종로 유흥가가 있다. 또 한강이 있고, 한강변을 따라 도로가 있고, 차를 타고 한강 다리를 지나가면 시커먼 강물의 꿀렁꿀렁거리는 마름모 패턴을 볼 수 있지. 

어딘 가도 건물이 빽빽하고, 차이가 있다면 최근 지은 건물이거나 오래 전에 지은 건물이거나. 사람이 거의 오지 않는 곳도.... 있나? 사람 없는 곳은 없다. 그래도 관광지는 흥했다가 쇠했다가 한다. 

안양에 살 때는 서울 사람이 아니라 슬펐다. 푸핫. 서울에 사니까 서울 사람이라 좋다. 무슨 해괴한 논리냐. 

옆에 있을 때도 좋은 줄 알기는 힘든가? 서울을 떠나면 서울이 좋았던 게 생각날 것 같다. 

근데 사는 건 어디나 비슷하다고 한다. 다들 밤엔 자고 아침에 눈뜨고 먹고 사는 걱정으로 하루하루 지내는 거 아닌가? 

서울에서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있나? 

지금까지 가봤던 서울의 구석 중에서 좋은 곳은? 참, 몇 달 전에 동부이촌동 거리를 걸었는데 참 깔끔하고 좋았다. 나도 그런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일본 사람이 많이 살아서 아침에 집 앞 쓰는 게 일상이라서 그렇다는 친구의 말이 있었다. 일본 사람들은 그런 습관이 있다고 하니 참 좋은 습관이다. 또 거기 말고는........ 요즘 매일 걷는 경복궁 담길도 좋다. 아주 크고 둥글고 아름다운 타원형으로 자라는 플라타너스 나무가 있고, 층층이 쌓인 북촌의 기와집들도 장관이다. 요즘 광화문 월대 공사로 약간 돌아가는 길이 된 광화문 앞은 항상 북적거리고, 광화문의 단청을 찍는 사람들이 항상 45도 각도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그 길은 시간이 지나도 그리울 것 같다. 

흠... 쓰다 보니까 좋은 곳도 많다. 이 뼛속까지 내려가서 쓰는 글은 어느 정도 내 속에 숨은 애정을 끄집어내는 것 같다. 무감하게만 산다고 생각했는데 나를 포근하게 감싸주던 사람들도 생각나고 아름다운 장소들도 생각난다. 나에게 아름다운 기억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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