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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ileen Apr 06. 2017

갓 서른, 들춰본 스무살의 일기장 ⑧

사춘기2. 너 커서 뭐될래?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가장 많이 들었던 말,

가장 많이 고민했던 말


너 커서 뭐될래?





어느 순간부터, 

저 질문을 듣는 것도 하는 것도 이상한 나이가 됐다.


이미 난 '무언가가' 되어버린걸까?

아님 난 '다 커' 버린건가.

아직 인생의 1/3밖에 살지 않은 지금

더이상 클 일도 새로이 무언가가 될 일도 없다고 

생각하기는 싫은데..






고등학생 시기부터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는

무엇을 하고싶은지,

즉 커서 뭐가 될지에 대한 고민이 나를 가득 채웠었다.

아주 어릴 적엔 정말 굉장히 특정한 '직업'을 

장래희망란에 쓰곤 했지만

그런 '특정 직업'은 생각보다 쉬운 일도 아니었고

소수정예의 일이었다.




보통 대학시절 어디에 취업을 할지 생각하지만

나는 점차 어떤 일을 하고 싶은 지를 찾았던 것 같다.

막연히 PD라는 직업을 갖고 싶어하다가,

관련 수업을 들으며 내가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더 재미있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과제를 하며 막상 이야기를 만들어보니 

드라마 호흡보다는 영화 호흡에 더 흥미를 느꼈고

아직 홀로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 되지는 못했으나

지금도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일을 하다보니 나는 드라마PD나 영화감독의 분야와는

다른 분야를 꿈꿨다는 것을 더 확실히 느끼고 있다.






어릴 적 장래희망을 이룬 사람은 얼마나 될까?

또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만족스러운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는 아직 되고 싶은 것에 가고 있는 중이고,

그 끝엔 얼마나 내가 더 커야 도착할 지

쉽게 감이 오지 않는다.


아직은, 어쩌면 한참 더

"커서 뭐 될래?"

라는 질문에서 멀어지면 안될 것 같다.


스무살에 적었던 질문을

서른의 나는 다시 적어본다.

뭐가 하고 싶은지,

그러려면 오늘 무엇을 해야하는지,

내 꿈에 얼만큼 더 가까워졌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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