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스며든 풍경들
방에 멋대로 던져놓은 가방은
늘 제자리 없이 방황하며 산만하지만
하루의 무게를 가장 잘 알고 있네
가방끈에 내려앉은 먼지,
악착같이 버텨내 생긴 흠집에는
지난날들이 모두 스며들었고
어깨의 벼랑 끝에 매달려
이 순간만 간절히 끝나길 바라며
너덜거려도 찢어질 수 없는 가방은
전등을 별빛 삼아 떠돌이가 되어
조금이나마 숨을 쉬고 싶었을까
아니면 숨고 싶었을까
하루하루 낡아가는 가방 안에는
한숨과 눈물을 먹고 자란 탑이
서서히 기울어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