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스며든 풍경들
뉘엿뉘엿 모습을 감추는 햇빛과
밤공기가 기지개를 켜고 일어날 때
언제 뒀는지 모를 머그컵이
책상 한쪽에서 눈치만 보고 있었다
분명 처음엔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손을 뻗어 따뜻함을 나누고 싶었지만
잡아주지 않은 손끝에는 차가운 공기만 스쳐가고
이제는 버티던 얕은 숨결도 멈춰버릴 것만 같네
누군가에게 닿지도 못한 채로
떨어지지 않는 입술만 달싹이다가
하루 종일 날리던 먼지만 내려앉았고
그렇게 구석에 구겨진 채로
식어버린 얼룩이 되어
흔적만 번져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