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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랭 Feb 06. 2018

너라는 개 고마워 : 16. 좋아하는 부분

너의 눈코입~

너의 눈, 코, 입

날 만지던 그 손길

작은 손톱까지 다~


-태양 <눈, 코, 입> 중에서



첸에게는 직접 보지 않고서는 믿기 힘든 특이한 매력 포인트들이 많이 있다. 털이 없고 바짝 마른 몸매라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선호하는 강아지는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강아지는 애견샵에 많이 있는 강아지들인데 그중에는 '포메라니안'이 있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곰돌이 컷을 한 포메라니안이 큰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다. 나도 그때 인형들 사이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 복슬복슬한 포메라니안을 보며 ‘심쿵’했던 기억이 있다.


첸은 복실 하고 귀여운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면 좀 비호감인 첫인상을 가지고 있다.(귀엽게 느껴지기보다 좀 무섭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앙앙’ 거리면서 폴짝폴짝 뛰어오는 강아지들을 보면 절로 안아주고 싶어 지는데 우리 강아지는 어쩐지 뛰어오면 고라니 같은 느낌이 있어 그 외모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도망가고 싶어 진다.


하지만 첸을 한번 만나고 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가장 먼저 빠지는 포인트는 눈이다. 사슴 같은 까맣고 큰 눈은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뚝 흐를 듯 깊고 순수해 보인다. 오죽하면 훈련소 소장님도 첸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혼을 내지 못하겠다고 하소연을 하셨다. 두 번째 포인트는 피부. 강아지의 털은 고양이와 달리 조금 억세고 하고 거칠기도 한데 첸은 털이 많이 없어 몸을 만져보면 마치 사람 피부 같은 느낌이 난다. 특히 가슴 부분은 실핏줄이 보일 정도로 털이 없다. 그래서 첸이 누워있는 모습을 친구에게 보여줬더니 ‘백숙’ 같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털이 짧아서 첸의 따뜻한 체온이 더 잘 느껴지기 때문에 나는 종종 억지로 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곤 한다.


세 번째 포인트는 귀다.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는 귀가 굉장히 특이하다. 강아지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원래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의 귀는 뒤로 젖혀져 있는 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일명 귀 언어라고 해서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의 귀 모양을 보고 해석 해 놓은 자료도 있다. 첸은 귀가 좀 큰 것인지 힘이 덜 들어가는 것인지 귀 끝이 나풀나풀거린다. 뒤로 젖혀지지 않고 한쪽으로 몰리거나 삼각형이 되는데 무척 귀엽다. 특히 산책을 하면 귀가 나풀거려서 기분이 좋은 것이 뒤에서 보면 티가 난다.


나는 잘 때의 첸을 좋아한다. 첸이 너무 귀여워서 자는 첸을 이리 굴렸다가 저리 굴렸다가, 귀찮아하는 것도 알지만 발도 만졌다가 코도 깨물어줬다가 볼도 꼬집었다가 뽀뽀도 해줬다가 난리법석을 부린다. 그러면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식이가 도대체 어디가 그렇게 귀엽냐고 투정을 부린다. 사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첸의 ‘최애’ 포인트는 바로 엉덩이이다. 엉덩이가 무척 귀여운 웰시코기 엉덩이와는 또 다른 느낌인데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는 뒷다리 근육이 매우 발달 해 있어서 엉덩이부터 뒷다리까지 이어지는 그 부분이 무척 귀엽다. 특히 첸은 털이 짧고 하얘서 씰룩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아기 엉덩이 같다. 내 새끼 예쁜 마음이야 어느 부모가 그렇지 않을까. 가슴으로 낳은 내 새끼. 첸의 모든 부분이 나에겐 매력포인트이다.



첸의 매력포인트 구경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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