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ㅡ맛

글-맛:가다듬기(히로세 유코)

2020.02.20 / (주)수오서재

by grim jari
글-맛: 글이 가지는 독특한 운치나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재미


인생 동반자이자 육아 동지인 그녀가 보내준 책이다.

제목만 봐도 우리의 일상에 필요한 게 뭔지 느껴지네. 풉.



좋아하는 일을 하면 나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 알게 된다. 어린 시절, 무엇을 하며 즐겁게 놀았는지 기억을 되짚어 보자. 나는 누구와 있으면 마음이 충만해졌던가. 시간을 잊을 정도로 몰입했던 순간. 마음이 나풀나풀 춤추던 순간, 기대감과 설렘으로 손꼽아 기다리던 순간.
-p39


지금보단 확실히 예전이 더 나풀거렸던 것 같기도.

후회로 남아있는 과거가 제법 있다 싶었는데, 그만큼 몰입했던 시절이다.


지나고 나서야 그것을 좋아했었구나 싶은 것과, 당장 실현돼야만 충만해지는 것이 있다.

좋아하던 후회하던 마찬가지 인건, 나의 '지금'을 살아야 하는 것 같은데 말이지.



마음에 담아둔다는 건 그 일에 생각이 머문다는 뜻이다. 못마땅한 일이나 탐탁지 않은 사람 주변에 언제까지 얼쩡거리고 있을 것인가? 훌쩍 떨어져 보자. 사뿐히 피하자. 흘려보내고 다음으로 넘어가자. 그것으로 충분하다.
-p43


글자로 읽으면 더 쉬워 보이는 감정과 훌쩍 떨어져 보기.

마음에서 비워지지 않을수록, 처음에 담았던 진심이 서글퍼져 더 진득해져 버리는...

애초에 적당히가 어려운 게 마음인 것을..




내가 가야 할 길을 분명히 알면 어렵다는 생각도 느낌도 들지 않는다, 선택지에 덜어내기만 존재한다는 생각이 사라지며, 있는 그대로 둔다는 선택도 존재함을 깨닫게 된다. 요컨대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는 말이다.
-p93


자잘한 감정과 묵은 기억들을 놔둘 때 필요한 건 초연함과 믿음.

그래도 둬도 괜찮다, 그것엔 이유가 있다는 삶에 대한 신뢰.

담백하고 담담한 문체의 이 책은 과장된 위로가 없어 좋았다.

작고 가벼워 누워서 읽기도 편하고.

표지의 가다듬기라는 단어만 봐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다.

연말이나 새해를 맞이하는 지금 읽기에 적기일 듯하니 추천드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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