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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임스 Dec 31. 2016

연말정산서

12월 23일, 2014년의 생각에 덧붙여 쓰다.

올 한 해도 배움이 많았다.


정신없이 어느새 여기까지 왔다-
라고 생각이 들다가도, 돌아보면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매년 배움을 하면서도 올해는 특별히 스스로에 대해 배웠다.


모자람이 얼마나 많은 사람인지, 거기다 생각한 것처럼 똑똑하지도 않았고,
그냥저냥 '쓸만한' 정도의 뇌가 얹어져 있는 '여느' 사람이기도 하고,
감정이나 사상 등에 어떤 초월함을 지니고 있지도 아니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사뭇 지나온 나날들이 부끄럽고 후회스럽기도 하다.
이제야 처절하게 (아직도 갈 길이 멀었을지도) 나를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한다.


사람이 부족한 것이 느껴지면 채우고자 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이 당연한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거기엔 배움이 없다- 라는 생각을 한다.


거기엔 단지 '채움'만이 있을 뿐, '배움'이란 사실 그곳에는 없는 게 아닐까.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순응하고 살 수 있는 지혜를 쌓아가고 싶다.
악착같이 승부하고자 했던 20대의 열정은 여전히 나를 매혹시키고 갈증을 일으키지만,
30대에 접어든 이제는 좀 내려놓는 법을 배울 때도 되었다.

내년에는 모자란 나를 가지고 살아보고자 한다.


'특별하다'라고 자위함을 벗어나면,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해질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때가 되면 굳이 특별함에 대한 '집착'도 사그라들겠지만-

그동안 잘난 척을 해서 내가 나한테 미안하고 유감이다.


(주위에서 보면)

정말 잘나고 특별한 사람들은;

이런 부족한 나라도 언제고 '사랑'으로 감싸주는 몇 안 되는, (적어도 내게는) 고결한 '그들'이다.


가족과 친구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결국에는 꼭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 정도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집착하고 싶다.


아무리 무식해도 인생에 그보다 큰 가치가 얼마 없을 것이라는 것 정도는 나도 안다.


좀 더 열심히, 생의 의미보다는 생의 소중함을 느끼며 살아야지.



딱 2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멀다.


채우지 않고, 배웠는가?

좀 더 평범함으로 특별해졌는가?


사랑하며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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