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
#020
친구의 생일 파티.
친구들이 오랜만에 한자리 모였다.
나는 호기롭게 이번 여행을 모두에게 발표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오가는 가벼운 축하들-
그리고 다 함께 건배!
참 이상하다.
막상 떠난다고 생각하니 모두가 한 명, 한 명 눈에 들어온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을 괜히 떠나는 것은 아닌지-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친구들을 가만히 떨어져서 바라보니 참으로 묘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나는 애초부터 없었던 것 같아.
그렇게 가까운 친구들마저도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기분이다.
여행을 다녀오면 나는 내 자리를 찾아갈 수 있을까?
지금 나는 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혹은 모두로부터 그저 도망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렇게 불안감도 떠나는 마음 한 켠에 웅크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