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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임스 Jan 25. 2019

밀란, 베니스 여행

1월 9일, 2019년의 기록을 옮겨 쓰다.

스위스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이탈리아에 도착했다. 첫 도시로는 패션의 중심지인 밀란을 지났고 그 다음으로는 베니스에 들렀다.

밀란은 대성당이 유명하다. 고딕 양식으로는 세계에서 손꼽을만한 위치에 놓인 성당인데 역사를 훑어보니 다양한 양식이 혼용된 결과물이었다. 실제로 받은 느낌도 가우디 쪽이 한 인물의 공적에 찬사와 경이감이 들었다면, 밀라노 대성당은 좀 더 인간의 신앙과 열망, 그리고 욕망에 총 집합체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떤 의미로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보다도 더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스위스의 조용한 마을에서 지내다가 밀란으로 오니 마치 산속에서 수련하다가 속세로 내려온 듯한 느낌도 조금 있었지만 본디 세속적인 삶에 가까웠기 때문에 금세 적응하였다. 밀란에는 이탈리아 유일의 스타벅스가 있기도 하다. ‘돈을 벌려면 이렇게’라고 보여주는 듯이, 하워드 슐츠와 그의 스타벅스도 대단했다.

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스타벅스에서는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자본주의의 최전선을 볼 수 있다. 10년도 훌쩍 넘은 스벅의 VIP(이자 호구)는 그렇게 오늘까지도 2천만 원이 넘는 (마이너스) 투자에 대한 변명을 이어간다.

베니스(베네치아)는 사실 별생각이 없다가 급하게 방향을 정했다. 왜 마음이 한참 없다가도 생기는 그런 순간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런 마음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도 곧 알게 된다. 오지 않았으면 후회했을 곳이다.

여행에서도 좋지만 관광이라는 테마에는 베니스만한 곳이 또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118개의 섬이 400여 개의 다리로 이어져있다. 물의 도시답게 좁은 수로가 섬의 구석구석을 관통한다. 신기하게도 택시는 물론, 경찰차, 소방차, 심지어 쓰레기 수거차까지도 모두 배다. 관광객에게는 다소 복잡할 수도 있는 지형이 오히려 이곳의 관광을 더욱 활기차게 만든다. 골목마다 새롭게 변하는 풍경과 순식간에 직각으로 꺾어지는 수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그래도 전직으로 여행업계에 종사했기 때문인지 어딜 가도 일적인 부분에서의 시야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사진만 찍는 것은 아니고 이렇게 현장에서의 배움도 있다고 스스로 자위하면서, 훗날 이런 경험적 지식들의 선험적 혜안과 함께 스스로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데려갈 곳이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이 두 곳에서의 사진은 언급한 것과는 다소 거리가 먼 것들을 담았다. 너무 클리셰적인 사진들을 담기도 싫고, 그런 진부함을 의도적으로 거부함으로써 사실 나만의 시선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래도 감정과 감각에 충실할 뿐이다. 한국을 떠나온 지가 2018년을 지나, 벌써 달수로는 9번째 달이다. 행복한 사실은 이 감정과 감각에 충실할 수 있도록 기본에 많이 익숙해졌다는 일이다.

또 오래 자리를 비웠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난다. 사람이 왜 걱정이 없겠나. 그래도 정진하고 나아가다 보면 나라는 그릇에 알맞은 자리로 자연스레 돌아가겠지. 새해에도, 그 이듬해에도 이 단순한 진리는 계속될 듯싶다.

#밀란
#베니스

#여행자의삶


밀란, 베니스 여행 @dalaij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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