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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임스 Mar 25. 2019

피라미드 감상문

1월 30일, 2019년의 기록을 옮겨 쓰다.

그레이엄 핸콕이 쓴 '신의 지문'의 열렬한 독자였기 때문에 피라미드에는 유달리 큰 호기심과 열망이 있었다. 특가항공권을 물고 오더라도 나가는 길은 운이 없으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이집트로 찾아온 데는 피라미드의 힘이 컸다.

과연 거대하고 신비로웠다. 쿠푸, 카프레, 멘카우레의 피라미드를 기자 3대 피라미드라고 한다. 입구뿐만 아니라 입장을 하지 않더라도 동네 어디에서나 멀리 보일 정도로 대단하다.

쿠푸의 대피라미드를 가장 좋아했는데 보존 상태가 가장 좋은 것은 카프레의 피라미드라고 한다. 피라미드는 사실 벽돌만 쌓아 올린 것이 아니라, 그 위에 다시 매끄럽게 화장석으로 마무리를 한다고 한다.

다만 쿠푸 왕의 것은 정상부가 다소 무너져내렸고 화장석은 모두 떨어져 나갔다. 카프레의 피라미드에는 아직 화장석을 포함한 상층부가 아직 남아있다.

입장료는 160파운드로 만 원이 조금 넘는 돈이다. 입장권은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원 없이 둘러볼 수 있지만, 피라미드 내부로 들어가려면 다시 2배에 가까운 금액을 따로 지불해야 한다.

역시 피라미드 미신과 신화의 열렬한 팬이기 때문에 파라오의 저주를 두려워하고, 또 사막 모래바람을 눈코입에 전방위로 맞으며 거대 피라미드를 빙글빙글 도는 일이 변태처럼(계속 히죽히죽 웃었다) 즐거웠기 때문에 내부 관람은 따로 하지 않았다.

본래 질문에 특화된 성격이기 때문에 수많은 도서와 시청각 자료를 보고 설명을 들어도 막상 와서 보니 어떻게(How)와 왜(Why)에 대한 궁금증이 내내 사라지질 않았다. 그러다 피라미드를 뒤로 두고 떠나는 3일째, 마지막으로 숙소 창에 비친 이 기이한 장관을 보고는 과연- 하며 다시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른이 되어 여행을 하고 세계를 탐험하면서 기존에 품었던 아이의 호기심과 궁금증들이 자연스레 해소되거나 정리되는 과정을 겪는다. 그리고 역시 취향인지, 신기하게도, 그 자리에는 항상 인간에 대한 찬사와 존경 나아가 공고한 인류애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네도 알게 모르게 유산적 가치를 공유하고 만들어 가는 중일 것이다. 일상의 지루함이나 피로에 지쳐서 서로, 또 각자의 삶과 유대의 소중함을 잃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길을 떠난다.

Giza, Egypt, 2019 @dalaijames

#피라미드
#이집트

#여행생각


피라미드 감상문 @dalaij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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