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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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바로 앞에는 맥도널드와 스타벅스가 있어서 참 좋았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변함이 없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 된다.
현지식에 1g 정도도 이질감을 못 느끼는 일근이는 그런 내가 되려 신기한가 보다.
태국에서는 ‘로널드 맥도널드’도 합장을 하고 있다.
싸와디 캅!
새로운 것을 알아갈수록 마음도 함께 넓어지는 것을 느낀다.
무지가 편견을 낳는다.
편견은 무지의 산물이다.
유리도 오늘 치앙마이로 오겠다고 했다.
점심을 먹고 성곽 북쪽을 걸었다.
한적한 골목골목을 누비며 치앙마이의 매력에 조금씩 빠져들었다.
헌책방에서 책을 교환하려고 했는데 가격이 맞질 않았다.
빌 브라이슨(Bill Bryson)의 책이 책장에서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참, 운명이란.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 유리를 기다리던 차에, 칠레에서 온 여행자를 만났다.
빠이(Pai)를 갈꺼라면 나중에 인도의 고아(Goa)도 꼭 가보라고 한다.
그 말을 들으니 벌써부터 인도 여행이 설레기 시작했다.
곧 알게 되겠지.
유리는 친구인 푸(Poo)와 함께 왔는데, 그가 우리들을 위해 오토바이를 두 대나 가져왔다.
함께 푸짐한 저녁을 먹고서 치앙마이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클럽 ‘Warm Up’에 갔다.
취기가 잔뜩 오른 일근이가 신나게 춤을 추며 무대를 장악했다.
맹렬한 기세로 춤판을 벌이고 있는 이 두 외국인을 다들 신기한 듯이 쳐다본다.
주행 도중에 타이어가 펑크 난 오토바이를 잘도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은 빠이로 간다.
그 여느 때보다도 심장이 두근거린다.
온몸에 퍼진 알코올 때문인지, 아니면 히피들의 천국이라는 빠이의 명성 때문인지.
역시나 곧 알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