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임스 Feb 14. 2016

여행자의 길

#047

#047


빠이에서의 사실상 첫 휴식.


막상 지난 3일 내내 관광이다 사고다 해서 제대로 쉬지를 못했다.

오전에 긴장된 마음으로 바이크 샵에 갔는데 별다른 문제없이 반납이 처리되었다.


그래서 덕분에 지금은 마음의 짐을 벗었다.

덤으로 웃통도 벗은 채로 방갈로에서 평화롭게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


같은 게스트하우스에 묶고 있는 줄리안과 이야기를 나눴다.

줄담배를 피면서 하루 종일 빈둥거리는 녀석인데,

오늘은 꽤나 인상적인 말을 남긴다.


“사람들은 다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만 생각하지.
정작 자신들이 사람들을 어떻게 보는지는 생각하지 않아.”


무언가 한 대 두드려 맞은 기분이 들면서 동시에 조금은 나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그래서 여행자인가 보다.


빠이에서의 마지막 밤에는 마치 모두가 참았던 이야기들을 작정하고 꺼낸 듯,

좀처럼 끝나지 않는 유쾌한 술자리가 이어졌다.


누가 왔었고 누가 돌아가는지 따위의 것들은 모두가 관심 밖이다.


그저 우리가 이렇게 배가 아플 정도로 웃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행복한 고통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


이렇게 생생하게.

이렇게 자연스럽게.

작가의 이전글 여행자의 삶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