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특급 가이드

#069

by J임스

#069


방에서 내려와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있으니 관석이가 왔다.

어제와 같은 복장.


자신의 전시회가 있었던 카페로 나를 데려가겠다고 했다.

숙소 앞에 무리 지어 있는 뚝뚝 운전수들 중 한 명에게 다가가 익숙하게 흥정한다.


카페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세련된 모습이었다.

서울 조용한 골목의 어느 멋진 카페랑 크게 차이가 없을 정도로.


이 공간은 그가 몸담고 있는 공동체가 운영하는 곳으로,

몸이 불편한 공동체원들이 만든 수공예품들을 전시해서 판매하거나

카페 운영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다시 주민들을 위한 교육에 환원하는 곳이란다.


현지인들은 사실 직원들 외에는 보이지 않았고,

외국인들이 꽤나 자주 들락날락거렸다.


주 고객층은 아무래도 캄보디아에 상주하는 외국인들인 것 같았다.

다들 꽤나 심각한 얼굴로 노트북이나 서류들을 바라보고 있다.


관석이와 나는 카페 구석에 앉아서 시답지 않은 이야기들로 하루를 보냈다.

사진 이야기며, 여행 이야기, 인생과 여성을 논하며 그 방대한 주제의 묘한 접점을 공유했다.


점심엔 나를 중식당으로 안내하더니 탕수육을 사줬다.

아아- 너도 정말 오랜만이구나.


오후에는 뭐가 하고 싶냐고 묻더니 크메르(Khmer) 마사지를 받겠냐고 물어본다.

내가 마사지가 마사지가 맞느냐고 되물었더니, 알듯 말듯한 미소로 나를 안내한다.


제대로 된 마사지.

몸과 마음 모두가 심히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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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을 나오자마자 비가 쏟아져 내린 덕분에 리셉션(Reception)에서 잠시 머물렀다.

통유리 너머로 세차게 내리는 비에 간만에 마음까지 시원해졌다.


저녁을 먹고 숙소에서 멀지 않은 왕궁을 구경 갔다.

최근에 국왕이 서거했다고 하는데 그를 기리기 위한 추모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스레 낯선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애도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선왕은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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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최고의 가이드를 선물해 준 관석은 직접 나를 숙소까지 데려다주고서야 집으로 돌아갔다.

숙소 바로 옆에 클럽이 있었지만 너무 더워서인지 왠지 그냥 별로 가고 싶지가 않다.


침대에 누우니 다시 덥다.


천장에 매달린 커다란 선풍기가 오늘따라 위태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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