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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82 - "알제여행 파트2"

알제이야기

"알제역 가는 길"


그랜드 알제 우체국을 따라서 내려 오면 바다가 보이고, 앞으로 쭉 내려 가면 바다와 만나는 큰 도로를 만난다. 늘 한 블럭 안쪽의 도로만 다니다가 알제 우체국을 쭉 따라 내려 가서 새로운 길로 나가자 생각했는데, 오늘은 왠지 생각대로 몸이 움직이고 있다. 사실 날이 너무 더워서 알제 우체국 안에서 잠시 쉬면서 코카콜라에 바게트 빵을 먹었다. 쉬면서 먹는 간식은 보약이다. 잠시의 재충전으로 다시 걸을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이 길의 끝은 지중해

내려 오는 길에 피자집 간판이 보여서 안을 쳐다 봤는데, 시간이 거의 12시가 다 되어 가는데, 가게에 손님이 없다. 아마도 날이 더워서 이 시간에는 밥 먹으러 나오지 않는 듯 하다. 오는 길에 보이던 옷가게와 신발가게에는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는데, 식당가는 영 시원치 않아 보인다. 이렇게 손님이 없으면 가게 운영이 될까 싶은 마음도 들었다.

나름 잘 생긴 피자 레스토랑

더 내려가면 유명한 동상이 보인다. 도로 공사를 하고 있어서 안 쪽으로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저 안쪽에 장군 동상이 있다. 저 멀리 작게 보이는 동상인데, 말을 탄 장군의 모습을 하고 있고, 그 옆으로 분수대가 있어서 쉬기 좋다.


정식명칭은 "Emir Abdelkader Place"이다. 압델카데르 기마상으로 불린다. 역사적으로 보면, 알제리의 첫 근대국가를 세운 민족영웅이라고 하며, 프랑스의 알제리 침공에 맞서서 1834년부터 프랑스군대를 격파하며 알제리 내륙 대부분을 차지하고 저항했으나, 1840년 프랑스 군의 대대적인 공세에 밀려 모로코로 망명하였고, 1847년 결국 프랑스에 항복하고 유배 생활을 하셨던 분이다.

알제리 역사에서 프랑스에 저항한 대표적인 인물이고 많은 일을 하셨는데, 지금까지 그것도 모르고 그 곳을 지나 다녔다. 이렇게 역사적인 장소인데 알고 보면 깨닫는 것이 있는데, 모르면 그냥 말탄 동상 위의 아저씨 정도 되겠다.

저 멀리 압델카데르 기마상이 보인다.

더 내려 가면 작은 공원이 있고, 풋살 경기장 앞에 흉상이 있다. 그 분은 "무스타파 벤 불레이드" 라고 불리는 알제리 혁명가이다. 1917년생으로 국민해방전선을 설립하여 프랑스에 저항하신 인물이다. 알제리 역사에 중요한 인물인데, 아직 공부가 덜 되어서 좀 더 공부하고 정리해 보고자 한다. 동네 축구장 겸 길거리 중고 서점들이 있는 공원에 있어서 그런 분이라는 생각까지는 안들었는데, 인터넷 찾아보니 알제리 독립에 많은 기여를 하신 분이다 .

Statut Mustapha Ben boulaid

길을 따라서 쭉 내려 가면 그 길의 끝에 알제 여객 터미널이 있고, 여기에서 배를 타면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을 갈 수 있다. 아마도 그리스와 이태리도 갈 수 있을 듯 한데, 그건 더 조사해 봐야 한다. 지나만 다닌 티가 나는 것다.


알제 여객터미널이 보일 때, 그 아래로 내려 오면 알제역이 보인다. 우리로 치면 서울역인 것인데, 건물은 그래도 다른 역에 비해서 고전적이다. 옛날 기차역 느낌이 나고 크다. 안에는 사진을 못 찍었고, 길 건너에 있는 역전 슈퍼를 한장 찍어 보았다. 역 앞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거의 없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기차를 이용하는 손님이 별로 없는 듯 하다. 아마도 날씨가 더워서 사람들이 아직은 밖으로 많이 안 나온 듯 하다.

알제역 앞

기차역 안에 게시판에 기차 시간표가 붙어 있고, 출발시간고 도착 시간이 표시되어 있다. 기차도 금요일에는 단축영업을 한다. 기관사도 모스크에 가서 기도가 필요하기에 기도 시간에는 기차 운행이 거의 없다. 시간표를 보면 오렌지 색이 평일 운행하는 열차, 녹색이 금요일에는 운행 안하는 열차, 찐한 오렌지색이 금요일 빼고 운행하는 열차이다. 금요일은 모스크에 가야 하기에 운행을 안한다.


시간표가 있다고 해서 기차가 그 시간에 오는 것은 아니다. 연착도 많고, 가끔 운행 안하고 건너 뛰는 경우도 있다. 기차 운행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는 곳은 없고, 오로지 방송과 안내원에 의존하여 기차를 타야 한다. 필자도 기차를 잘못 타서 엉뚱한 곳으로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다음부터는 확신이 들때까지 계속 물어보고 탄다. 요즘은 차로 다녀서 거의 기차를 안 탄다. 알제의 기차는 정말 타기 쉽지 않은 교통수단이다. 기차요금은 구간에 상관없이 500원이다.


기차 안에는 표를 검사하는 역무원이 가끔 돌아 다니기는 하나 거의 표 검사가 없다고 봐도 된다. 그렇다보니, 기차표 없이 무임 승차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다. 아니 무슨 500원에 그렇게 무임승차 하냐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 친구들에게는 500원도 작은 돈이 아니었다. 무질서 속에 질서가 있다고 해야 하나. 기차 안은 사람이 많으면 무질서와 혼돈의 공간이 된다.

7월 10일 공지된 기차 시간표

기차역을 지나서 알제항구 앞으로 오면 오늘의 목적지 수산물 가게가 보인다. 처음에는 항구 안에 있는 줄 알고, 알제항 입구에서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알제항 맞은 편에 있었다.


오늘 항구로 들어 온 생선을 나름 싸게 살 수 있고, 가게 한 편에서는 생선 손질도 해서 준다. 집에 가면 오면 바로 해 먹을 수 있어서 좋다. 필자는 이 곳을 처음 와 봤는데, 해산물 가격이 비싸서인지, 과일에 비해서 가격이 10배정도 비싸 보였다. 물론 한국보다는 훨씬 싼 가격인데, 여기 물가 생각하면 비싼 가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현지 분들이 와서 한아름씩 사가신다. 그래, 있는 사람들은 신선한 생선을 먹고 싶어 하는 것이 맞다. 그래서, 45000원 짜리 랍스터를 보면서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내 뒤에 오신 분이 싸다고 바로 구매 하셨다.


다음에 와서는 새우와 오징어, 문어를 먹을만큼 사야겠다. 오늘은 걸어서 왔기에 뭔가를 사 가져 가기에는 부담이 되어서 에어컨 바람을 잠시 쐬고 나왔다.

오늘잡은 싱싱한 생선
1.5키로 랍스터가 45000원이다.

걸어서 오월 주차장으로 가기가 너무 더워서, 전철로 가야겠다 생각하고 구글지도로 가까운 전철역을 검색했더니 5분 거리에 전철역이 하나 있다. 이렇게 운이 좋을 수가 있나.


다른 역에 비해서 지하 5층정도 되는 깊이에 지하철 터널을 판 것 같은 느낌이다. 계속 안쪽으로 들어가더니, 역이 나왔고, 바로 전철과 연결이 되었다. 아래쪽으로 쭉 들어오니 밖에 비해서는 시원했고, 터널 반대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나름 시원하고 좋았다.


다만 전철이 에어컨이 고장이 났는지 작동을 안해서 전철안은 아주 더웠다. 그래도 사람들은 말없이 잘 참는다. 물론 그 분들도 방법이 없으니 참고 있으리라. 에어컨이 안 나오니 두정거장도 느낌은 10정거장 정도 되는 듯 했다.

저 아래로 깊게 들어 간다.
오월광장까지는 2 정거장이다

아침 9시에 시작한 알제 여행은 오후 1시에 마무리가 되었다. 그래서 만보는 채웠고, 끝까지 걸어가지 못하고 중간에 전철로 이동한 것이 약간 후회되기는 하나, 그래서 더위에 지치는 것보다는 낫다. 이렇게 이번 주에도 만보걷기 알제 여행은 끝났다.


집에 가서 푹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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