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의 겨울은 비가 오면서 날이 추워지는 계절이다. 1월부터 4월 사이에 눈과 비가 많이 내린다. 특히 3월이 넘어가면서 비가 많이 오는데, 날씨가 으스스해 진다. 문제는 우기가 아닌 시기에는 거의 비가 오지 않는다. 여름과 가을은 거의 비가 내리지 않는다. 이번 여름과 가을은 비가 온 날이 1주일도 안 된 듯 하다. 비 온 날이 기억이 안 날 정도다. 하다 보니, 물 부족현상이 있다. 다른 나라와 같이 저수 시절이 충분해서 물을 저장하는 것이 아닌 듯 하다. 단수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집집마다 파란색의 물통이 한개 또는 두개씩 있어서 항상 물을 받아 놓고 쓰고, 물이 부족할 때면 아껴쓰는데, 외국인는 나는 언제 물이 부족해지고 떨어지는 알 수가 없다. 오늘은 늦게 퇴근해서 저녁을 해 먹고 설겆이를 하는데, 물이 안나온다. 그래서,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베란다에 물통을 흔들어 보니 물이 없다. 내가 그동안 단수인데, 물을 물쓰듯이 쓴 것이다. 이럴 수가 있나?
통에 물이 부족하면 자동으로 모터가 돌아서 물을 채워주는데, 지금까지 물을 채워 준다는 생각을 안하고 늘 했던 것처럼 물을 썼다. 그랬더니, 이번주 내내 괜찮다가 물이 바닥이 났다. 이런 일이 나에게 평일에 오다니. 저녁은 물티슈로 세수를 하고 내일 아침도 물티슈로 닦으면 되는데, 매일 이렇게 살 수는 없는데, 언제 물이 들어 오는지 모르겠다. 책에서만 보던 일이 발생해서 약간은 황당하다. 그러나, 이 나라에서 자주 생기는 일이라고 해서 지금은 괜찮다고 마인드 트레닝 중이다.
집집마다 물통이 있다
물이 없으니, 화장실 사용도 안되고,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일단 씻을 수 없고, 설겆이 안 되고, 화장실 사용도 안된다. 내일 아침 큰 일은 회사에 가서 치러야 한다. 마음을 비우고 오늘 일찍 자자. 그게 더 마음 속이 편해 진다.
"산책 메이트"
아내가 오늘은 산책 메이트와 동네 공원에 산책을 했는데, 캐나다의 가을이 너무 좋다며 사진을 보내줬다. 사진만 봐도 캐나다 단풍국의 단풍은 다른 지역에 비해서 정말 알록달록하다. 물론 한국의 단풍을 따라가기에는 아직 멀었으나, 한국과는 달리 집 밖에만 나가도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집 마당에서도 단풍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캐나다이다.
지난 주에 캐나다에 갔을 때, 아내의 산책 메이트 집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정말 좋은 분들이었고, 아내가 왜 친하게 지내는지 잘 알 수 있었다. 남편분은 낮에 일을 다니시고, 아내분이 아이들 육아를 하고 계셔서 나름 시간관리며, 관심사가 비슷한 듯 하다. 낮선 곳에서는 나와 마음이 맞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전 세계 어디에 가더라도 쉽게 좋은 사람을 많이 사귄다. 물론 아내가 노력하는 부분도 많다. 나보다도 사람관리를 잘하고 철저해서 늘 옆에 사람들을 두고 산다. 베푸는 만큼 대접받는 다는 말이 맞다. 나도 인정한다.
아내의 산책 메이트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갔다.
아내와 통화하는데, 내가 캐나다에서 유명해졌다며, 열심히 글을 써 보라고 한다. 그래, 뭐든 꾸준히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