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에는 몇 시에 일어나는지와 일어나서 무엇을 먹을지가 제일 관건이다. 그래서, 어제 밤에 자기 전에 오늘 아침의 일상을 머릿 속으로 스케치 해 보았다.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고, 어제 울산 다녀온 빨랫감을 돌리고, 아침으로 우유와 콘프레이크 먹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니 8시였고,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어제 밤에 보다가 잠든 넷플릭스 "황야"를 마저 보는 것이었다. 울산 다녀와서 너무 피곤한 나머지 "황야"를 다 못 보고 잤더니, 아침에 그게 제일 마음에 걸렸나 보다. 이래서 주말에는 넷플릭스를 보면 안된다. 아침에 생각한 루틴들이 모두 묻혀 버린다.
"황야"는 마동석표의 또 다른 버전의 범죄도시이다. 스토리만 다를 뿐이지, 기존의 마동석 배우님의 마블 버전이었다. 큰 생각없이 볼 수 있는 영화였고, 마동석 배우님의 변하지 않는 연기도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생각을 많이 하지 않게 해 주는 그런 것이다. 싸움이 나면 무조건 주인공이 다 이겨낼 것라는 굳은 마블 방식의 믿음 말이다.
40분정도 남은 영화를 마무리하고, 백색소음으로 유투브에서 실시간 연속방송 중인 "텐트 밖은 유럽 - 노르웨이" 편을 켜 놓았다. 개인적으로는 유해진 식의 아재개그와 예능을 좋아한다. 삼시세끼 어촌편으로 시작되어 스페인 게스트 하우스 그리고 유럽에서의 텐트 생활까지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이다. 나영석 방식의 예능이지만, 출연에 유해진 배우님께서 나오면 더 관심이 가게 된다.
2013년 1월에 가족여행으로 핀란드에 오로라를 보러 간 적이 있었다. 아이들이 버킷 리스트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아빠의 버킷리스트로 갔었는데, 1주일간 핀란드 여행은 우리 가족에게 아주 큰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노르웨이 편은 나에게 그 때 가족여행의 추억을 소환해 주는 게이트 역할을 한다. 유해진 배우님은 그 때 내가 했던 아빠 역할을 충실하게 해 주신다. 다시 가족과 함께 북유럽 여행을 간다고 하면, 이번에는 노르웨이 트롬쇠를 가고 싶다.
꼭 오로라를 보러 가는 것은 아니다. 가족이 함께 2013년의 추억을 소환하면서 맛집 투어를 가고 싶다. 그리고, 차를 빌려서 아이들과 교대 운전을 하면서 이번에는 캠핑을 하고 싶다. 캠핑은 장비가 많이 필요해서 여건이 안 되면, 에어비앤비 투어도 괜찮다. 현지 사람들의 사는 방식을 체험하면서 또 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아침으로 냉동된 식빵을 돌리고, 그릭 요거트를 발라서 우유와 함께 먹으니, 어제 계획과는 달랐지만 좋았다. 아마도 배가 고파서 그럴 수 있겠지만, 미래에 대한 계획은 준비하면서 혼자만의 상상을 하면서 먹으니 맛이 배가 되었을 수 있다. 그래, 이번에는 노르웨이다. 아이들이 안 간다고 하면, 아내라도 설득해서 가 보자. 5년 내에 우리 가족으로 노르웨이로 갈 것이다.
텐트 밖은 유럽 - 유투브 실시간 방송 중
기러기 아빠
아침을 먹고 샤워를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주말 아침에는 샤워를 해야 하루가 시작되는 느낌이다. 대학교 친구이자 같은 회사 다니는 S에게 전화가 왔다. 주말인데, 이불 속에서 게으른 생활을 할 것 같아 독려를 위해서 전화를 했다고 한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있나, 그러나 난 이미 샤워하고 아침도 먹었다고 이야기 하니, 본인도 5년전에 기러기 생활 할 때가 생각 나서 전화 했단다, 혼자 사는 것이 주말에 전화 해 주는 사람도 없고 외로웠다고, 그래서 내가 생각이 났단다.
사실 혼자 살면 외로운 시간이 찾아온다. 고민이 많으면 더 많이 찾아온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누군가와 꾸준히 사회적 관계를 만들지 않으면 공허한 시간이 찾아 올 수 있는 것이다. 나도 처음에 기러기를 시작할 때는 오랜 시간동안 공허함과 외로움으로 방황을 많이 했었다.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내가 어떻게 컨트롤이 잘 안된다. 누군가와 연락하고 싶고, 술이라도 한잔하면서 현재 상황을 잊고 빨리 자고 싶기도 하다.
막상 핸드폰을 열고 연락처를 찾아보면, 결국은 어머니께 전화하게 되고, 안부를 묻게 된다. 일상적인 대화가 끝나지만, 그 공허함은 아직 남아 있다. 그러면, 슈퍼에 가서 맥주와 안주거리를 사서 집에서 유투브 영상을 보면서 맥주 한잔을 하게 된다. 그리고, 유투브에 빠져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어쩔 수 없지만, 그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 중에 하나 인 것이다.
그래서, 이 상황을 이겨 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아내와 이야기 해 보았다. 아내는 내가 독한 사람이라고 한다. 10년간 피운 담배를 임신으로 끊으라고 했더니, 그 날 끊었다고, 아내가 만난 사람 중에서 한 번에 담배를 끊은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니, 이번에도 잘 극복할 거라고 하면서, 생활을 바쁘게 루틴을 돌리면 외로운 시간이 안 올 수 있다고, 하고 싶은 것들을 정리해서 하나씩 해 보라고 한다. 맞는 말인 듯 아닌 듯 헤갈린다.
그래서, 바쁘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을 해 보았다. 회사 일로도 정신없이 바쁜데, 내가 하고 싶은 일로 더 바쁘게 만드는 것이 맞는 것인가. 그래도 아내의 아이디어대로 하고 싶은 일을 리스트 했고, 하나씩 해 보았다. 은근히 스트레스가 오면서 정말 이렇게하는 것이 맞는지 의구심도 들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 보면 아내의 제안이 70% 정도는 맞다. 바쁘다고 외로움과 공허함이 안 오는 것은 아니다.
외로움과 공허함이 올 시간을 잊고 지나 간다. 회사 일이 바쁜 것도 있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생기니 아침부터 잠자기 까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그래서, 루틴을 만들어서 출력해서 벽에 붙여 놓고 하나씩 실행해 나갔다. 일단 나만의 사는 방식이 생겼다. 그러나, 이게 답은 아니기에 요즘에도 부족한 30%를 메우기 위한 아이디어를 고민 중이다.
불렛저널 세번째
불렛저널 3부 내용을 읽으면서 정리해 보았다. "실행" 이란 부제가 붙었는데, 내가 무엇을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론을 이야기 하고 있다. 결국 목표가 실행이 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을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