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일상일기
어버이날
오늘만 어버이를 생각하는 건 아니다.
by
작은 책방
May 8. 2023
아래로
내가 어릴 적, 아빠는 집안에 자연을 한 움큼 가져와서는 주말이면 애지중지 그것들을 가꾸셨다. 시골에서만 자랐던 아빠가 도시 생활을 버티기 위해 그리도 열심히 화분을 가꿨다는 걸 그땐 미처 알지 못했다.
어느덧 나도 나의 가정을 꾸리고 나의 집이 생기니 자연스럽게 화분을 모으기 시작했다. 선물로 대부분 받고, 누군가 키우지 못하겠다는 화분을 날름 주워와 키우고.
그러고 보니 언니집과 엄마집에도 화분이 참 많다. 캐나다에 있는 언니는 한국에 있는 엄마에게 화분을 선물로 주는데, 그 화분을 또 가지 쳐서 우리 집에 갔다 놓는 상황이다. 그렇게 우리 모녀는 화분을 매개로 서로 소통하면서 아빠의 빈자리를 매우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이 그림책 <내 아름다운 정원>을 읽다 문득 떠오른 어린 시절. 나는 평생 도시에서만 살았는데 왜 이리 자연을 그리워할까 싶었는데, 그리운 건 자연만이 아니었다.
아! 글을 쓰다 보니 오늘이 어버이날이구나~ 어리숙한 글씨로 "엄마, 아빠 사랑해요~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손 편지를 써서 화분과 함께 선물하면, 엄마는 화분 그만 달라고 볼멘소리를 하시겠지~ 어쩔 수 없다. 그것이 우리 집의 오랜 즐거움인 것을
keyword
아빠
어버이날
자연
14
댓글
2
댓글
2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작은 책방
직업
회사원
늘상 바쁘고 매일 뭘 하며 사는지 몰라 기록을 시작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며 회사원으로 살고 있습니다.
구독자
26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다양한 삶
<책의 말들>을 필사하는 평화로운 주말 오후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