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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태용 Nov 20. 2024

아내의 바다.

 당신에게,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나는 당신의 눈빛에서 세상을 품을 수 있는 넓은 바다를 보았습니다. 그 바다에 나를 맡기고 싶었죠. 하지만 이 거친 세상의 파도가 당신을 힘들게 할 줄은 몰랐습니다.

나는 우리의 작은 배를 혼자 노 저어 당신을 지키려 했습니다. 당신이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미소 짓기를 바랐죠.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나의 박봉으로는 당신이 꿈꾸는 세상을 선물할 수 없었습니다.

당신은 불평 한마디 없이 나와 함께 노를 저었습니다. 그 작은 손으로, 힘겹게 파도를 가르며 우리의 항해를 이어갔죠. 당신의 그 손은 바다보다 더 깊은 사랑을 담고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의 항해도 절반을 지났습니다. 지쳐가는 당신을 바라보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당신에게 넓은 바다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직 그러지 못해 미안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사랑만큼은 그 어떤 풍파에도 잦아들지 않을 거예요.

당신의 희생과 사랑,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은 나의 운명이자 기적입니다. 우리의 항해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포기하지 말아요. 당신과 함께라면 그 어떤 파도도 넘을 수 있으니까요.



바다가 잔잔해질 그날까지, 우리 함께 노를 저어 나가요. 당신의 손을 꼭 잡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사랑합니다, 당신. 우리의 사랑이 이 거친 바다를 잠재우는 날을 기다리며.

당신의 남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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